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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 CRITCISM - 해파리와 함께하는 비평 웹진

[2019] 디어 엘리펀트(이창민)-김재연 관객구애위원
nemafb 조회수:1762 추천수:1 222.110.254.204
2019-09-06 14:25:26

 

한국과 태국의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는 영화를 의뢰받은 이창민 감독이 두 국가 간의 간극과 연결지점을 찾기 위해 선택한 것은 한국 최초의 영화감독 중 한 명이고 한국의 첫 태국 이주민이면서 “일본 식민지 시대 난민”인 이경손 감독이라는 한 개인의 일대기를 추적하는 것이었다. 개인의 삶은 식민지, 해방, 분단과 같은 한국 근현대의 역사를 경유하지만 영화는 결코 매개하는 개인의 역사를 거대 역사의 서술을 위해 지워버리지는 않는다. 이경손 감독의 딸 이려의 남편은 이경손의 사진을 스캔하고 이려는 아버지의 사진이자 역사를 선형적 시간순으로 배열하고 감독은 이를 꽤 오랜 시간 동안 영화에 담는다. 영화의 중후반 무렵 이창민 감독은 서신을 통해 이려에게 몇 가지 질문을 보냈고 이려는 답을 하기 위해 직접 이창민 감독을 찾아온다. 그는 무슨 질문을 하였고 그녀는 어떤 대답을 하였을까.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오를 때까지도 우리는 알 수 없다. 다만 우리는 한 개인의 역사에 대한 영화적 재현 불가능성이, 그 불가능함 자체가 재현의 가능성일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태국에 가면 언제든 볼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그렇지 않았던 코끼리와 같이 말이다. 쇠사슬에 묶여 인간과 격리되어 있던 코끼리의 쇼트들에서 역사의 난민의 모습을 발견했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영화는 어쩌면 발이 묶여버린 코끼리에게 부치는 서신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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