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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 CRITCISM - 해파리와 함께하는 비평 웹진

[2018] 통금(김소람)-김소연 관객구애위원
nemafb 조회수:4161 추천수:9 222.110.254.204
2018-08-29 17:15:25

박정희 정권의 야간 통금을 다룬 다큐멘터리의 무게 있는 나레이션으로 시작되는 이 작품은 다소 무거운 분위기의 스토리겠구나. 라는 예상을 뒤엎고, 코믹하고 센스 있는 편집으로 극 초반부터 관객들의 공감을 강하게 이끌어내며 웃음을 자아냈다. 
비교적 보수적인 부모의 밑에서 성장한 난 영상에서 집으로 귀가하는 급한 걸음걸이와 함께 아버지의 문자 캡처본이 등장하자, 웃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그 생생한 내용이란. 다큐멘터리 ‘통금’은 가벼운 공감 유머코드에서 멈추지 않고, 감독이 직접 영상에 등장하며, 한 번쯤은 시원하게 터놓고 얘기하고 싶은 부분이지만, 페미니즘, 남성과 여성, 현재 사회적 시선과 분위기로 평소 지인들과도 말하기 꺼려지는 화제의 이야기들을 거리낌 없이 적나라하게 언급한다.
그녀의 다큐멘터리엔 가족, 직장동료, 그리고 친구들 등 그녀와 가까운 인물들이 주를 이루며 등장한다. 그녀는 보다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그들의 의견을 이끌어 낸다. 그들은 조심스럽게 혹은 과감하게 생각을 이야기해 나간다. 
그 혹은 그녀의 각자의 의견들은 그녀와 공감을 하기도 반감을 가지고 논쟁을 벌이기도 한다. 그들의 대화를 통해 관객들은 민감한 주제에 대하여, 생각을 가질 시간이 생기며, 입장정리 또한 이루어진다. 
기성세대에 속하는 그녀의 어머니와 아버지의 발언들은 확실한 세대 차이와 함께 아직도 ‘여성의 성’에 대해 폐쇄적인 생각과 수동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명백히 시대착오적인 생각들이지만, 그들의 생각은 보고 자란 사회적인 분위기와 모습들로 인해, 고정적인 가치관으로 자리잡은 것이기에 개개인의 잘못으로 볼 수 없다.
그저, 이러한 차이에 지속적으로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는 갈등을 이어갈 뿐이다.
이러한 틀에서 벗어나 자취를 하게 됐지만, 그녀는 독립하기 전과 변함없이, 본인만의 통금 시간을 만들어 일찍 집으로 귀가한다. 아직도 홀로 자취하는 여성에 대한 수 많은 성적인 이미지들이 존재와 동시에 신체적인 조건에서의 약함, 사회적으로 여성을 타겟으로 한 범죄율이 확연히 높은 상황과 명목적인 이름만 존재하는 여성의 귀가를 위한 제도들, 그녀의 발길을 이른 시간 집으로 향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반면, 결혼을 하고 아직 어린 자녀를 둔 그녀의 언니에게 통금이란 의미가 없다. 일을 하고 아이를 돌보고, 녹초가 되어, 자리에 주저앉으면 어느새 하루가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언니 또한 여성의 역할에 대한 보편적인 생각들, 사회가 던져준 통념적인 역할들로 그녀의 자율성이 박탈되고 통제되었다고 생각한다. 이에 하루에도 몇 번이나 답답함을 느끼는 언니와 함께, 오랜 세월에 불합리함에 익숙해지고, 초연해진 어머니까지. 그녀들의 존재가 사회적 문제의 명백한 증거라고 생각한다.  
초반부 가벼운 웃음으로 시작한 이 짧은 다큐멘터리는 남성 여성을 떠나, 사회적 문제의 뿌리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들고, 많은 이들이 외면해 온 예민한 사회의 이면을 들춰낸다. 그녀의 의견이 누구에겐, 그저 합리적일 수도 혹은 너무나 편파적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하지만 현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가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심각하게 고찰해봐야 할 문제라는 것은 변함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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