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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 CRITCISM - 해파리와 함께하는 비평 웹진

[2018] 망각의 바다(김성영)-박동수 관객구애위원
nemafb 조회수:3022 추천수:6 222.110.254.204
2018-08-29 17:10:23

안전불감증과 사회안전망의 부재, 부패한 공권력의 방치는 수차례 예견된 비극을 만들어냈다. 비극이 발생한 후에야 사람들은 움직이기 시작하지만, 어느새 비극은 기억 저편으로 넘어가기 마련이다. 김성영의 <망각의 바다>는 5분 분량의 짧은 애니메이션이다. 개미핥기의 탈을 쓴 인간은 구멍이 난 장난감 배에 개미들을 태워 연못에 띄우길 반복한다. 인간이 흘린 과자에 홀려 장난감 배에 탄 개미들은 대부분 물에 빠져 익사하고, 몇몇은 겨우 물 밖으로 기어 나온다. 인간은 구멍을 테이프로 대충 때우고 개미들을 태운 배를 다시 물 위에 띄운다. 영상은 삼풍백화점 붕괴와 성수대교 붕괴를 언급하며 비극을 잊으면 비극은 계속 이어진다고 강조한다. 2014년의 세월호 참사는 많은 사람에게 영원히 지울 수 없는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때문에 개인의 기억들을 모아 비극을 방지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기억은 언제나 망각으로 향하고, 누군가는 다시 작품 속 개미가 되어 쿠키를 향해 달려갈 것이다. 결국, 우리가 진정으로 기억해야 할 것은 구멍 난 배를 계속 물에 띄우는, 쿠키로 개미들을 유혹하여 죽음으로 내모는 개미핥기의 형상을 한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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