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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일조권(이동헌)-조현석 관객구애위원
nemafb 조회수:727 222.110.254.204
2018-08-29 16:52:08

베란다 창문을 경계로 두 개의 세상이 있다. 바깥세상은 빠르고 높은 것을 찬양한다. 과거의 흔적은 빠르게 사라지고 건물은 더 높이 올라가면서 창문 안의 세상을 잠식해 나간다. 하지만 창문 안의 세상에서 엄마는 외롭게 바깥세상에 저항한다. 이미 흘러간 시간을 잡아놓은 사진과 과거의 기억이 표류하는 어두운 공간 안에서 엄마는 힘겹게 외친다. ‘엄마는 이 집이 좋아’라고. 바깥세상과 다른 시간을 고수하는 베란다 창문 안쪽 세상에서는 카메라도 마찬가지로 느리게 움직인다. 카메라는 흘러간 시간이 촘촘히 새겨져 있는 공간을 담고 가족의 과거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과거를 배척하는 경계 너머에도 여전히 지나간 시간의 흔적은 남아있다. 아직 철거되지 않은 옛 건물, 허름한 골목, 높이 쌓아 올린 돌탑. 카메라는 그것들을 채집해 엄마에게 전달한다. 엄마가 사진을 보는 순간 빌딩에 가려져 있던 햇빛이 화면을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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