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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 CRITCISM - 해파리와 함께하는 비평 웹진

사라진 인물들과 사라지지 않은 세계 혹은 그 반대(차미혜) – 백현지 관객구애위원
nemafb 조회수:2030 추천수:2 14.39.255.154
2017-09-04 12:13:38

 

몰개성한 콘크리트 건물 일색인 것처럼 보이는 이 도시 안에는 생각보다 더 흥미로운 공간과 그 이야기들이 숨어있다. 청계천 4가의 바다극장. 오래전 문을 닫았지만 극장은 아직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제는 텅 비어 버린 관객석, 무대, 로비는 과거에 머물지도 현재와 공존하지도 않는 듯 고유한 시간성을 품고 있다. 그곳의 시간은 정지된 듯 보이지만 느린 호흡으로 미세하게 움직이는 커튼 자락, 의자, 인물들은 공간의 생명을 연장시킨다. 특히 공간 속을 부유하는 것 같은 인물들, 연기자라기 보다 수행자에 가까운 이 존재들은 공간의 시간과 정서를 몸짓으로 형상화한다. 극장과 동일한 생명력을 지닌 낡은 아파트, 허름한 상가 골목 역시 빛과 어둠, 낮과 밤, 소리와 침묵 사이를 오가며 희미하지만 묵묵히 그 자리에 ‘존재하는’ 풍경들이다. <사라진 인물들과 사라지지 않은 세계 혹은 그 반대>는 단순히 공간의 이미지를 채집하는 것에서 나아가 사라져가는 공간과 기억에 숨을 불어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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