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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력교정 불청객 나비(오현진) - 노마 관객구애위원
nemafb 조회수:1010 121.162.174.61
2016-08-23 17:13:45

핸드폰으로든 어떤 카메라로든, 누군가를 촬영해본 경험이 있다면 알 거예요. 찍히는 상대가 언제나 카메라에 호의적이지는 않음을요. 친구라도 애인이라도 그럴 때가 있죠. 심지어 그 상대가 낯선 사람이라면, 더욱이 좋지 않은 상황에 놓여있다면 더하겠죠. 저라도 당장 모르는 사람이 나와 내가 사는 곳을 찍겠다며 카메라를 들고 돌아다니면 방어하게 될 거에요, 나도 당신을, 당신도 나를 모르고 그게 어떻게 사용될지 맥락도 알 수 없는데 내가 보여주고 싶지 않은 모습을 찍겠다니요! 그럴 때 카메라를 든 사람은 한 명의 사람이라기보단 그저 카메라그 자체죠. 이 영화 속 화자, 즉 카메라가 처한 상황이 그러합니다. 촬영을 위해 찾아간 공간과 사람들에게 촬영자는 카메라이기에 문전박대를 당합니다. 그 와중에 를 카메라가 아닌 한 명의 사람으로 대해주는 고양이 나비를 만납니다. 나비는 천천히 에게 다가와 줍니다. 카메라였던 나는 나비와 함께 움직이면서 그 공간에 사는 사람들에게 조금씩 사람으로 다가서고 그들의 순간순간을 화면에 담아냅니다. 그럼에도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냐?”고 묻는 아저씨에게 는 아무 말도 해줄 수 없지요. 거짓말을 할 수는 없으니까요. “해결할 수 없으면 찍지도 마라고 말하는 그 사람은 또 얼마나 암담할지요. 영화 초반 불청객이 된 카메라는 물리적으로 사물에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디지털 줌을 사용합니다. ‘는 여기 서 있지만 멀리 있는 곳을 바라볼 수밖에 없고, 찍히는 존재들을 가깝게 보고 싶지만, 실상은 매우 멀리 떨어져 있는 마음이라고 느꼈습니다. 이 줌 된 장면들에는 소리가 들어있지 않아요. 멀고 멀죠. 영화의 는 그저 그곳에서 나를 환영해주는 나비를 화면에 담으며 삶의 언저리를 서성입니다. 애초에 이렇게’ ‘찍을 거라고 합의하는 극영화와 달리 다큐멘터리는 찍히는 너에게 많은 것이 달려있지요. 그래서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사람들은 찍히는 너에게 카메라이기 전에 한 명의 사람으로 다가가기 위하여, 관계를 위한 많은 노력을 합니다. 다큐멘터리 감독으로서, 결국 이 영화는 이런 자신자신의 작업에 대한 고민을 담아본 영화라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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