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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선 구애평 발표] 한국구애전, 뉴미디어시어터, 글로컬구애전
NeMaf 조회수:1188
2020-07-10 17:24:25

<p>1. 한국구애전, 뉴미디어시어터 (김가영, 안예지, 이승민, 이양헌 위원)</p>

<p>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살고 있는 요즘, 우리는 어느 때보다 대안이란 단어를 가깝게 두고 지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혼란의 시기 속에서 사회 곳곳에 숨어 있는 소수의 목소리를 대안영상을 통해 소개해 온 서울국제대안영상예술페스티벌(네마프)의 예선 구애에 참여하며 깊은 책임감과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다양한 형식적 시도와 명료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없는 작품을 볼 수 있다는 점이 네마프의 가장 큰 매력일 것입니다.</p>

<p>구애위원 4인과 꽤 장고의 시간을 거쳐 총 출품작 900여 편 중 상영 31편, 뉴미디어씨어터 10편을 선정했습니다. 올해 20회를 맞이하는 네마프인 만큼 그동안 페스티벌에서 추구해 온 주요 미션인 인권, 젠더, 예술 감수성을 작가만의 스타일로 표현한 작품에 주목하였습니다. 영화와 전시의 경계를 허무는 작품들이 다수 있었고, 상영의 경우 영화적이고 비평적인 물음을 전통 영화적 기법으로 시도하는 젊은 작가들이 꽤 있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뉴미디어씨어터와 상영 두 분야의 교차 추천되는 작품들이 다수 있었습니다.&nbsp;</p>

<p>우선 영상언어의 관습과 전형성을 지키기보다는 규율에 갇히지 않고 자기언어를 찾아가는 작품을 선정했습니다. 선정된 작품들의 다수는 일상에 발을 딛고 다르게 보기 혹은 새롭게 보기가 가능한 시선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미시적 차원에서 시선의 깊이를 만들어내는 작품이 일차 선정되었습니다.</p>

<p>두번째는 네마프가 추구하는 인권과 젠더 감수성의 진보성을 가진 작품에 주목했습니다. 올해 네마프는 정치적 올바름을 날 것 그대로 주장하기 보다는 이를 토대로 한발 더 나아간 시선과 목소리가 있는 작품들에 주목했습니다. 진보성은 서사나 윤리적 차원만이 아니라 표현의 차원에서도 같이 고려하였습니다.</p>

<p>마지막으로 매체 다양성과 융합성에 주목했습니다. 하나의 장르나 스타일로 규정되기 보다 적극적인 융합과 차용을 활용해 표현하는 작품을 주목했습니다. 미디어아트와 다큐멘터리의 결합이 강세를 보였지만 애니메이션과 그래픽아트 역시 서로를 넘나들며 새로운 표현을 창출하고 있었습니다. 몸을 활용한 퍼포먼스 영상과 낭독시네마도 다수 출품되었지만 아쉽게도 선정되지는 못했습니다.</p>

<p>주제적인 면에서는 페미니즘, 난민, 노동, 재개발, 인종차별, 역사 등 우리가 일상 속에서 쉽게 지나쳤거나 혹은 사회적, 윤리적 논의가 필요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두 부문 모두 난민과 홍콩반정부시위와 같은 동시대의 국제적인 이슈를 사적 다큐멘티리로 풀어낸다거나,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다양한 매체를 시각예술로 녹여내어 자연스러운 설득으로써의 접근 방식이 많았습니다. 올해는 특히 상영과 뉴미디어씨어터 모두 무용을 소재로 한 몸짓영화/내러티브 장르가 여럿 있었는데, 대안영상예술로써 무용을 영상에 녹여내는 데에는 독특하거나 재치 있는 작품은 보기 어려웠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미투, 등 페미니즘 이슈에 대한 작업들은 상영과 전시에서 모두 늘어나는 추세였으나 이제는 조금 더 세련된 접근과 형식적 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종종 코로나19에 대한 이슈가 있기는 했으나 불안정한 추이 속에서 아직 작가들이 어떤 방식으로 현실을 표현해야할지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nbsp;</p>

<p>흥미로웠던 것은 형식적인 면에서 사적 다큐멘터리, 페이크 다큐멘터리, 에세이 필름 같은 장르적 문법을 따르는 작품들이 강세였으나 그 사이에 뉴미디어의 특성을 잃지 않고 매체 간의 적극적인 융합을 시도하여 독창적인 영상 장르를 구축하려는 시도가 많았다는 것입니다. 특히, 올해부터 뉴미디어씨어터 부문으로 명칭이 변경된 전시 출품작에는 사운드 아트, 미디어 설치와 같이 뉴미디어를 통해 다채로운 시도를 선보인 작품이 많았으나 공간의 크기 등 현실적인 문제로 모두 소개할 수 없었습니다.</p>

<p>출품작들은 대체로 절반의 과거와 절반의 미래 사이에서 흐릿하게 부유하고 있었습니다. 모호한 이미지와 잠언적인 텍스트가 그려내는 형상이 대부분이었는데, 이제는 그 형식적 반복 안에서 노쇠해졌거나 그것을 부를 적절한 이름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듯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미) 도래한 이미지와 (아직) 부재한 언어 사이에서 그것은 과도한 맹신과 힐난을 모두 받는 듯 합니다. 그럼에도 당대적인 정치성을 소구하고 매체의 다른 가능성을 성찰하는 이미지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이야기를 발견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우세종의 이미지야말로 우리 시대를 반영하고 또한 증언하면서 스스로를 넘어 어떤 공백을 드러내기도 할 것입니다. 새로운 이미지의 영토를 어림하기는 아직 요원하지만 이 작품들이 새로운 지도 그리기를 위한 시작이 되리라는 기대와 함께 선정하였습니다.&nbsp;&nbsp;</p>

<p>끝으로 오랜 논의를 거쳤으나 아쉽게도 최종 선정되지 못한 작품에도 격려와 응원을 보내며 올해 네마프에서 선보이는 41편의 작품이 어려운 시기를 살아 내고 있는 우리에게 잠시나마 작은 쉼을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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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로컬구애전 (곽창석, 설경숙 위원)</p>

<p>올해의 해외 출품작들은 오늘날 전 세계에 이토록 많은 이슈들이 산재해 있었나 새삼 실감하게 할 만큼 주제적으로 다채로웠습니다. 특히 난민, 코로나, 젠트리피케이션 등 근래에 한층 심화된 이슈들을 발 빠르게 포착한 작품들은 창작자들의 기민한 문제의식을 엿보게 하는 한편, 네마프의 지향에 대한 국제적인 인식을 확인하게 해주어 더욱더 반가웠습니다. 다만 심사 과정이 시종일관 순탄치만은 않았던 것은 작품들의 만듦새에서 크고 작은 편차를 발견하면서 시의적절한 주제를 채택했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작품이 네마프가 찾는 &#39;대안&#39;이라고 귀결시키기에는 무리가 따랐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더 오래 시선을 붙든 작품들이 반드시 새로운 현안을 다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의식, 언어, 정체성 등 인류의 유구한 주제에 포털 서비스, 아카이브 푸티지, 오디오 비주얼라이저 등 다양한 매체와 기술을 독창적으로 접목함으로써 새로운 조응을 만들어낸 작품들이 특별히 긴 여운을 남겼기 때문입니다. 네마프는 인권, 젠더, 예술이라는 세 가지 미션을 기치로 내걸어왔고, 이 미션들이 지닌 포괄성을 고려했을 때 출품작들이 갖는 문제의식들 사이에서 얼마간의 공통점을 찾는 일은 불가피합니다. 그런데도 올해로 스무 해를 맞이하는 네마프가 매해 새로울 수 있었고, 또 앞으로도 새로울 거라고 기대하는 까닭은 우리가 익히 아는, 또는 안다고 여기는 것을 낯설게 보게 하는 여러 창작자들의 대안적인 시선 덕분일 터. 여러모로 어려운 시기임에도 이국의 축제에 자신의 시선을 기꺼이 공유해 준 세계 각지의 출품자들에게 깊은 감사를 보냅니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