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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글로컬구애전 예선 구애평 (전시)
NeMaf 조회수:2507
2017-07-04 12:04:58
 
[전시제]
 

- 잠 못 이루게 하는 호기심과 열정, 나만의 개성과 색깔을 찾기 위한 도전과 용기, 스스로를 짐짓 다 큰 어른이라고 여기면서 순응과 반항의 경계를 넘나드는 질풍노도의 시기. 올 해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의 출품작들은 에너지 넘치는 열일곱 살 청춘의 면면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전시 부문에 접수된 총 81편의 작품은 미디어아트, 미디어퍼포먼스, 다채널비디오, 비디오넷아트, 사운드/라이트아트, 인터랙티브미디어 등 뉴미디어에 대한 고민과 예술적 실험이 돋보이는 다채로운 형식의 작품들이었습니다. 내용에 있어서 작가 개인이 천착하고 있는 예술적 주제뿐만 아니라 가족사와 같은 사적 기억 또는 자기 성찰적 기록, 그리고 일본군 ‘위안부’, 촛불 집회, 도시 재생, 도핑, 아동 노동 등 첨예한 사회적 이슈와 갈등에 대한 관심과 입장을 표명하는 다양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특히 VR, 로봇아트 등의 작품들에서는 스크린이나 모니터 상영 중심의 미디어아트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술과의 접점을 찾기 위한 노력이 엿보였습니다. 이러한 작품들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담아내기 위해서, 신기술의 단순 활용이나 기계적 결합이 아니라 매체 특성에 대한 적극적이고 깊이 있는 탐구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새삼 환기해 주었습니다. 아쉽게도 인권 및 젠더 감수성이 드러나는 작품 수가 예술 감수성을 강조한 것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했습니다. 이는 젠더와 인권에 대한 진지한 접근과 다각적인 발언이 더욱 필요하며, 그렇기 때문에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이 계속 존재해야 한다는 반증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단물이 뚝뚝 떨어지는 제철 과일처럼 잘 익은 작품에서부터, 거칠지만 예민하고 뚝심 있는 태도로 향후 작업이 기대되는 작품들까지 면밀히 살펴본 결과, 11편을 본선 후보작으로 ‘구애’했습니다. 선정된 11편은 진보적인 시각과 참신한 이야기를 소개하려는 노력이 돋보이는 작품들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집중력과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시선을 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멋지고 흥미로운 작품을 출품해주신 모든 작가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구애를 받은 작가들에게 축하를, 실연한 작가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보냅니다.

(문호경)

 

전시 규모의 제한으로 더 많은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로 이어지지 못한 점이 상당히 아쉽지만, 예심 심사위원 모두 심사 기간 내내 작품의 당락에 대해 고심했음을 밝힌다. 미디어 아트의 특성상 영상 작업이 대거 포진해 있었기 때문에 형식 혹은 스타일과 같이 가장 먼저 피부에 와닿는 공감각적 측면 외에도 내용적인 면을 검토하는데에 시간이 많이 할애되었다. 일상, 도시, 풍경과 같이 평소에 목도하는 환경과 기억, 감정, 욕망 등 작가 본인이 담지하고 있는 개인적인 내용, 인권, 젠더 감수성과 같은 사회적 주제까지 다양한 주제와 소재들의 작품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양적으로는 비선실세 국정논단 이후 올해 대선까지 사회정치적 사건과 이에 대응하는 시민 주체의 모습을 주제를 한 작품이 상당수 지원해 현안에 대해 작가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프로젝션 맵핑, 360 파노라마 및 VR, 타임랩스 등 매체적 기법을 작품에 적극 활용하고자 하는 작가들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다만 이런 경우 매체적 특성의 활용에만 천착해 작품의 내용이나 주제, 작가적 시각이 빈약하거나, 완성도가 낮은 작품이 많았던 점은 아쉽다. 그 중에서도 특히 정보 전달의 목적으로 만들어지거나, 얼리어답터로서 새로운 기법을 사용해본 개인적 취미 수준에 그치는 작품의 경우 가장 먼저 심사 대상에서 배제했다. 일상적 풍경 혹은 개인 주체의 불안한 미래와 같이 다소 미시적인 주제와 내용이지만 이를 날카롭게 꿰뚫어보고 있는 작가의 통찰력과 시선으로 인해 더 넓은 영역으로까지 확장 가능한 작품, 기술적으로 덜 다듬어져 다소 거칠더라도 작가 본인의 언어가 분명해 신선한 감각이 있거나 이번 전시를 발판으로 앞으로 작가적 소명과 의지를 가지고 발전해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작품에 주의를 기울였다. 특히 사회정치적으로 어두운 질곡의 순간을 지나온 지금 이 시점에 우리가 잊어서는 안되는 것들과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래서 더욱 많은 분들이 직접 봐주었으면 하는 작품을 중점적으로 선정했다.

(임다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