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dience criticism
홈 > 대안영상예술 웹진 > ALT CRITCISM - 해파리와 함께하는 비평 웹진

ALT CRITCISM - 해파리와 함께하는 비평 웹진

  • [다섯 번째 글] <나의 피부> 산체스 살라
    [2023] A 2023-08-12 조회수:211 추천:1
    비장애중심주의 세상에서 사는 비장애인이 유념해야 하는 진실은 언제나 예비적 장애의 몸을 가졌다는 사실이다.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경계는 서문에서의 말 그대로 ‘떨어지는 순간’에 있다. 선천적 장애와 후천적 장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신체의 특정 기능은 자연스레 상실되고, 그러한 순간은 서서히 찾아올 수도 불현듯 찾아올 수도 있는 것이다. 불완전한 가능성의 몸, 그것은 우리 모두에게 해당하는 말이다. <나의 피부>는 스페인의 민족 무용인 플라멩코Flamenco를 공연하는 사람들의 무대를 영상예술로 펼쳐낸다. 움직...
  • [네 번째 글] <눈 먼 작가> 조르주 시피
    [2023] A 2023-08-12 조회수:179 추천:0
    <눈 먼 작가>의 조르주 시피아노는 “인지과학적 관점에서 애니메이션 형식에 관한 실험을 시도”하는 작가이다. 그는 손바닥만한 노트와 핀홀을 사용하여 직접 수공업적인 방식으로 점자 캔버스를 제작한다.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핀홀을 비어 있는 종이에 격자 모양으로 배치하여 구멍을 찍어내고, 테두리를 인식할 수 있는 지지대를 사용하여 종이의 크기를 지각한다. 비장애인 작가로서 조르주 시피아노는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찰리 채플린의 푸티지와 같은 움직이는 이미지를 보되, 종이와 모니터 사이에 디스크로 가림막을 만들...
  • [네 번째 글] <고고한 저 사랑> 권나민,
    [2023] 난둘 2023-08-12 조회수:228 추천:0
    <고고한 저 사랑>은 유한한 삶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택한 사람들이 그들의 사랑을 어떻게 아카이브할 수 있을지를 시공간을 비틀어 바라보는 작품이다. 사랑을 아카이브하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어떻게 보존할 수 있을까? 작품의 등장인물인 ‘명’은 1억 5천만년 전으로 건너가 자신의 손가락을 콘크리트 풍경 속 흙바닥에 묻는다. 자크 데리다에 따르면 보통의 아카이브는 기억의 부재를 보상하고자 강박적으로 부재의 흔적을 남기는 프로이트적 징후인데, <고고한 저 사랑>에서 이러한 징후는 ‘명’이 직접 1억...
  • [세 번째 글] <제사> 조나단 승준 리,
    [2023] 난둘 2023-08-12 조회수:131 추천:0
    <제사>는 코비드-19 기간에 돌아가신 작가의 할아버지를 위해 지내는 ‘제사'라는 한국식 장례 의식을 필름으로 촬영하여 이어 붙이고 포갠 작품이다. 작품에는 흔들리는 나무를 촬영한 필름과 가족을 촬영한 필름을 일차적으로 포개고 이차적으로 블러 처리한 이미지들이 연속한다. 제사라는 의식이 죽음을 축적하고 영속화하는 것이듯, 필름을 포개고 블러 처리하여 내레이션과 결합하는 작품의 방식은 그 작품을 축적된 것이자 영속적인 것으로 만든다.
    작품의 영속적임과 더불어 작품은 시작과 끝을 명확하게 끝맺지 않는다. 작가가 본인으로부터...
  • [세 번째 글] <스시우먼의 노래> 이영주,
    [2023] 박동수 2023-08-11 조회수:266 추천:0
    <스시우먼의 노래>는 이영주 작가가 회전초밥 식당에서 아르바이트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작품은 서구권에서 활동하는 한국 출신 예술가로서, 동시에 학생이자 노동자로서 작가가 경험해온 오리엔탈리즘, 동양 여성에 관한 스테레오타입, 제1세계과 제3세계 사이의 문화적 위계에 관해 노래한다. 노래방 모니터에 띄워지는 싸구려 뮤직비디오의 형식을 차용한 이 작품은, 마치 얇게 떠져 밥 위에 올려진 생선회처럼 얇은 모습의 여성들이 접시 위에 올라 춤 추는 모습을 보여준다. 회전초밥 식당의 컨베이어벨트를 연상시키는 세트에서 춤추는 여성들의...
  • [두 번째 글] <FF 외전: 흑사병> 래리
    [2023] 박동수 2023-08-11 조회수:197 추천:0
    래리 아키암퐁과 데이비드 블랜디가 이어가고 있는 <파농을 찾아서(Finding Fanon)>(2015~) 연작의 외전이다. 연작은 탈식민주의 학자 프란츠 파농(Frantz Fanon)이 썼으나 남아 있지 않은 희곡을 가정하고 찾아 나선다. 제목의 '외전'은 영제에서 'Gaiden'으로 표기되었는데, 이는 일본 서브컬처에서 외전을 일컫는 단어다. 연작 일부와 외전들은 오픈월드 게임 (2013)를 통해 제작되었으며, 두 작가는 게임 내에서 만나 촬영을 진행하였다. 이렇게 게임을 일종의 영화제작 도구로 활용하는 것을 머시니마...
  • [세 번째 글] <양림동 소녀> 오재형, 임
    [2023] A 2023-08-11 조회수:229 추천:0
    두 번째 글에서 다룬 <두 사람을 위한 식탁>에서 영화는 채영의 과거 경험을 그녀가 그린 그림과 일기로 재구성한다. 벤야민은 삶의 관계 자체가 이미 하나의 수공업적 관계라는 것에 대해 자문하며, 일종의‘베를 짜는[직조하는] 일’의 리듬과 같은 것은 다른 사람에게 저절로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한다고 설명한다.1) 옹기그릇에 남은 도공의 손자국처럼, 전해지는 이야기에는 이야기하는 사람의 흔적이 남아 있으며, 베를 짜는 행위로부터의 몸과 마음의 협응을 불러오는 수공업적 방식은 모든 것이 액체로 기화...
  • [두 번째 글] <두 사람을 위한 식탁> 김
    [2023] A 2023-08-11 조회수:178 추천:0
    <두 사람을 위한 식탁>은 섭식장애로 폐쇄병동에 입원해야만 했던 채영과 그녀의 엄마 상옥에 관해 이야기한다. 채영은 2007년, 갑작스레 20Kg가 넘게 빠지며 거식증 진단을 받기에 이른다. 채영의 시간은 흘렀고, 영화는 그녀가 호주로 떠나기 전의 시간을 담으며 시작되는 듯하다. 채영은 떠나며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다고 말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그녀는 다시 상옥의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문학이나 영화에서 인물들이 밥을 먹는 장면은 눈여겨보아야 할 장면, 또는 생의 의지가 있는 장면 등 여타의 많은 함의를 지닌 것으로 여겨지곤 한다. ...
  • [두 번째 글] <사이레노멜리아> 에밀리야
    [2023] 난둘 2023-08-11 조회수:146 추천:1
    <사이레노멜리아>는 작가 에밀리야 슈카르눌리테가 직접 인어가 되어 노르웨이 올라브스번 바다 일대를 헤엄치며 촬영한 작품이다. 인어는 바다 깊은 곳을 돌아다니다 잠수함 주변을 유영한다. 잠수함은 냉전 시대의 상징이다. 미국과 구소련은 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전략 잠수함으로 바닷속을 유영하며 서로를 공격할 기회만을 노렸다. 이제 냉전 시대는 낡아버린 버려진 잠수함처럼 저물었지만, 작품에서 지속해 들려오는 송신 소리와 같은 백색 소음은 수중음향 감시체계라는 냉전 시대 산물의 은유처럼 들려온다.
    작품은 북극해 주변을 촬영한다. 지구온난화로 ...
  • [첫 번째 글] <동물원> 세실 바비올, 1
    [2023] 박동수 2023-08-10 조회수:314 추천:0
    세실 바비올의 <동물원>은 중세 기독교에서 사용되던 기도서 『시간의 책』에서 느슨하게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다. 크게 아홉 개의 장면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제목에 걸맞게 우리 안에 갇힌 인간 신체와 비인간 동물들을 비춘다. 마치 마임처럼 보이기도 하는, 알 수 없는 행동들을 보여주는 인간 신체의 옆에서 밥을 먹거나 땅을 파는 등 일상적인 행동을 취하는 (벌레를 포함한) 비인간 동물들의 모습이 대비된다. 우리 속의 인간은, 마치 동물원의 동물들이 정형행동을 보이는 것처럼, 이상한 행동을 반복한다.
    음악에서 시작한 세빌 바비올의 예술적...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