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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 CRITCISM - 해파리와 함께하는 비평 웹진

[2018] 303 끝없는 밤(정지나)-전하은 관객구애위원
nemafb 조회수:2068 추천수:3 222.110.254.204
2018-08-29 16:55:52

엔딩크레딧이 올라간 후에도 한참 동안 멍해 있었다. 요상하고도 기괴한 이 영화가 신선한 소름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영상미와 사운드가 주는 위압감에 시청할 때는 압도당하는 느낌이 더욱 컸다. 그러나 관람 후 소녀의 마음속 발악이 얼마나 처절했을지가 선명하게 느껴졌다. 영화 속 소녀는 억압을 받고 고통 속에 몸부림치지만, 주변 어른들은 아이를 도와주기는커녕 방치와 방관을 한다. 오히려 아이를 공포 속으로 밀어 넣는 사람은 소녀의 엄마로 추정되는 매우 가까운 인물이다. 기괴한 탑승객들이 타고 있는 버스 안에서 애착 인형을 꼭 붙잡고 있는 소녀의 모습을 보며 왠지 모르게 미성숙한 인간이 떠올랐다. 아직 세상 밖으로 나갈 준비가 되지 않은, 아이도 어른도 아닌 그 중간 어디쯤에 끼어있는 불완전한 인간. 영화 속 소녀가 불완전한 사람을 상징하는 인물은 아니었을까. 또한 종교인의 육체에 대한 집착적인 모습은 소녀의 공포를 더욱 증폭시킨다. 하지만 이 상황을 두려워하는 것은 오로지 소녀뿐이다. 마치 공포를 느끼고 있는 소녀가 이상한 사람이 된 것처럼. 캄캄한 지옥 속에 던져진 채 아무 도움도 받지 못하는 소녀에게 연민이 느껴지면서도 소녀를 둘러싼 끔찍한 무관심에 소름이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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