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대안영상예술페스티벌(이하 네마프) 에서 진행된 <2021 버추얼 리얼리티 아트전 아티스트 토크>는 메타버스(가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가 합쳐져 만들어진 합성어) ifland (아바타로 가상공간에서 소통하는 메타버스 소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에서 진행됐다.
실제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상태에서 우리는 각자가 정한 캐릭터와 닉네임으로 서로를 만났다. 강연장을 돌아다니거나, 사용자가 누른 이모티콘 대로 여러 가지 액션을 취하던 캐릭터들은 강연이 시작되자 자리에 앉아 강연을 들었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공간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문화와 생각을 공유한다는 게 신기했다. 특히 앞에서 크게 보이는 스크린은 실제 내가 그 공간에 있다는 느낌이 들게 만들었고 발표를 듣고 즉각적인 반응도 할 수 있어서 오히려 더 편하게 느껴졌다.
자료 화면 공유 역시 앞의 스크린을 통해 이루어졌고 캐릭터들은 각자 앉아있는 자리에 따라 다른 시야를 보게 된다. 메타버스 속의 캐릭터들이 컴퓨터 AI(Artificial Intelligence)가 아닌 실제 존재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니 더 친밀감이 느껴졌다. 함께 하는 캐릭터가 설계된 알고리즘을 통해 움직이는 컴퓨터가 아니고 각자 개성과 지성을 지닌 인간이라는 점이 메타버스를 더 현실과 닮아 있어 보이게 하는 것 같았다.
창작자가 만들어낸 VR(Virtual Reality, 이하 VR)을 즐기는 것과 또 다르게 각 사용자들이 함께 만들어내는 메타버스를 이용해보니 더 적극적인 관람 주체가 된 것 같았다. VR 작품 토크를 현실세계를 흡수한 듯한 느낌을 주는 메타버스에서 진행하니 다양한 감각을 통해 네마프를 즐길 수 있었다.
우리집
이오은
2020 한국 11min 35sec color 에세이 필름 한국신작전 3
“이 이야기는 세대들이 교차하는 지점에 대한 이야기이다. 내 아들이 걸음마를 배우기 시작하고, 엄마가 걷기를 잊어버리기 시작하던 그 지점에서.” -홈페이지 DESCRIPTION 중 일부 발췌.
영화 <우리집> 속에는 우리는 왜 늙어야 하고, 아파야 하나. 왜 고통을 겪어야 하고 죽어야 하는 가에 대한 감독의 물음이 숨어 있다. 그리고 이 질문은 파킨슨 신드름을 앓고 있는 감독 엄마에 대한 것이기도 하지만 ,감독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일정한 모양과 색을 가지고 있는 문들이 길게 나있는 복도를 지나다 보면 익숙한 지점에 우리집 이 있다. 그곳엔 젊고, 건강했던 ‘엄마’가 살고 있었다. 감독의 첫사랑이었던 엄마는 더 이상 우리 집에 살지 않는다. 파킨슨 병을 앓고 있는 그녀는 현재 요양원에서 지내고 있다. 감독은 엄마가 지내고 있는 요양원의 모습을 보여주며 집에 대해 정의해본다. 집은 “벽 네 개와 문과 천장과 바 닥과 입을 옷과 먹을 음식을 보관하고 몸을 눕힐 곳”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벽 네 개와 문과 천 장과 바닥이 있다는 사실은 아파트나 요양원이나 비슷한데, 감독은 요양원을 우리집으로 인식하 지 못한다. 감독은 우리집이 우리집일 수 있었던 엄마에 대해 이야기 한다.
3살 난 감독의 아들이 걸음마를 배우기 시작할 무렵, 엄마는 걷는 법을 잊어버린다. 뇌와 근육들 이 걷는 법을 잊어버리고, 엄마는 자꾸만 넘어진다. 아들은 자꾸만 일어서려고 하고, 엄마는 자꾸 만 넘어지려고 한다. 아들이 웅얼거리는 말로, 사람은 언젠가 죽고 할아버지도, 할머니도, 엄마도 죽을 것이라 말한다. 죽는 것이 무섭지 않냐는 감독의 물음에 아들은 다시 태어날 것이니 무섭지 않다고 말한다. 감독은 그 대화를 마지막으로 영화를 끝낸다.
<우리집>은 에세이 필름으로서 3d 맵핑, 애니메이션이 두루 어우러져 있는 작품이다. 극영화나 다큐멘터리에서 쉽게 볼 수 없는 화면 구성을 통해 우리에게 새로움을 주며 삶과 죽음을 이야기 하는 감독의 담담한 내레이션이 매력적인 작품이다.
*네마프 홈페이지에 기재된 설명, 이승민 비평가님의 program note 일부를 참고,발췌 하여 작성하 였습니다.
글 김지나 홍보팀 ALT루키
끝에서 다시 시작으로
홍보팀 장시연 ALT 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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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착역 스틸컷 |
‘세상의 끝’은 어디일까? 권민표, 서한솔의 <종착역>은 이 질문에서부터 시작된다. 사진 동아리를 하는 네 명의 중학생 친구들이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필름 카메라에 ‘세상의 끝’을 찍어오라는 숙제를 받으면서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화를 보는 관객도 ‘세상의 끝’을 찾는 이들의 여정에 함께하게 된다. 지하철을 타고 등하교를 하는 시연은 1호선의 끝, 신창역이 세상의 끝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가지고 친구들과 신창역을 향해 떠난다. 그러나 세상의 끝을 찾는 이들의 여정은 순탄하지만은 않다. 종착역이라고 불리는 곳에서도 철로가 끊기지 않고 또 다른 열차가 출발하며, 끝이라고 표시해 둔 노란 표지판을 치우면 계속 이어지는 터널 길이 있기 때문이다. 진짜 끝을 찾기 위해 이들의 여정은 더욱 깊고 길어지게 된다.
이 이야기는 우리 모두의 모습을 투영한다. 중학생 친구들이 서로 렌즈를 껴주는 모습이나, 공원 운동기구에서 한쪽씩 발을 나누어 타며 이야기하는 모습, 이부자리에 누워 꽤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들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기억들을 환기시키며 소소하게 웃음을 자아낸다. 끝을 찾는 과정에서 이들이 나누는 이야기와 감정은 다채롭다. 중학생이 되어 모두가 비슷해진 모습을 안타까워하기도 하고, 죽음에 대한 생각, 그리고 그에 대한 죄책감의 감정을 털어놓기도 한다. 관객들의 마음속 깊숙한 곳에 저마다 잠들어 있는 감정을 건드린다.
<종착역>은 ‘끝’이 무엇인지 해답을 제시하는 영화는 아니다. 세상의 끝을 찾는 ‘과정’에 대한 영화이다. 필름 카메라는 디지털카메라, 핸드폰 카메라와 다르게 필름을 인화하기 전에는 확인하지 못한다. 필름을 다 쓰면 인화하여 여태껏 찍은 사진들을 확인할 수 있다. 영화에서는 중간중간 친구들이 찍은 사진들을 보여준 다. 필름의 끝은 결국 다시 돌아가 이들이 끝을 찾기 위해 다녀간 과정이라는 것이다.
종착역은 곧 시발역이기도 하다. <종착역>은 오는 24일(화) 17시에 홍대 롯데시네마에서 또 한 번 상영될 예정이다. 이들의 끝을 찾는 여정에 함께하는 것은 어떨까?
국내 유일의 영화와 전시를 아우르는 뉴미디어아트 대안영화제인 제21회 서울국제대안영상예술페스티벌 (이하 네마프2021)이 ‘예술과 노동’이라는 주제로 오는 8월 19일 롯데시네마 홍대입구에서 개최됐다. 올해 개막식은 코로나 19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지침을 준수하고자 공동조직위원장, 김장연호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예선위원, 본선위원, 강말금 홍보대사의 축하 및 개막 영상으로 대체되어 진행됐다.
인터뷰 영상이 보고싶다면 ->https://youtu.be/JrP3linnuVc
촬영 이지윤, 송유진, 류지원 현장기록팀 ALT루키
편집 류지원 현장기록팀 ALT루키 썸네일
편집 이지윤 홍보팀 ALT루키
이오은 <우리집>은 3D 비디오 아트로 과거의 시간과 장소를 재구성하는 에세이 필름이다. 파킨슨 신드롬을 앓는 엄마가 걷기를 잊는 순간은 아들이 걸음마를 배워 걷기 시작한 순간과 겹친다. 영화 속에서는 죽음과 고통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관객들로 하여금 그리운 누군가를 떠올리게 만든다.
- 안녕하세요. 작가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 현재 프랑스에서 거주하고 있고, 학교에서 비디오 아트 분야를 가르치고 있는 감독 이오은입니다.
- <우리집>은 무엇에 관한 영화인가요? 어떤 작품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 장소, 시간에 관한 작은 이야기입니다. 파킨슨 신드롬을 겪는 어머니를 외국에 살기 때문에 돌볼 수가 없어 요양원에 보냈는데 그에 대한 죄책감을 많이 느꼈습니다. 그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영화입니다. 우리는 왜 죽어야 하는지, 늙고 아파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하면서 동시에 가족에 대한,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 영화 속 나레이션이 흥미로웠습니다. 영화 내용, 감정과는 조금 다르게 건조하고 일정한 나레이션이었는데, 그렇게 연출하신 의도가 있나요?
- 애니메이션, 3D 이미지로 영화가 진행되는데, 그 이유가 사람의 몸을 찍고 활용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이에요. 그러나 목소리는 모습이 보이는 이미지가 아니라 안에서 들려오는 직접적인 소재라고 생각해요. 감정을 아예 없애버리고 제 3자처럼 느껴지길 바랐다면 인공지능 목소리를 쓰거나 다른 사람을 섭외해 썼을 텐데 그건 아니고, 감정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에 조금 더 절제된 감정을 다루고 싶었어요. 또한 지금 일어난 일이 아니라 과거의 일을 돌아보는 것이기 때문에 감정을 누른 목소리를 사용했습니다. 마지막에는 이런 나레이션이 아닌 아들과 저의 대화가 나옵니다. 이 소리는 아들과의 대화를 직접 녹음한 거예요. 절제된 나레이션과 대비되는 아들과의 대화가 좋았어요. 아이 덕분에 긴장이 완화되고 마음이 가벼워졌지요.
- 이 영화에 자전적인 요소가 많은 만큼 작가님께서 가지는 의미가 클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작가님께 어떤 의미인가요?
- 이 영화는 저에게 빚입니다. 꼭 해야만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여러 가지 일 때문에 빨리 만들지를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 다 담지 못한 부분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꼭 해야만 했고, 앞으로도 해야 하는 빚이에요. 이 이야기는 어머니를 요양원으로 보내고 죄책감이 심해지면서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죄책감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단으로 대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합니다. 그러나 어머니를 옆에서 보며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생각하게 되었고, 질문을 던지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이 영화는 질문을 시작하게 된 지점이기도 하지요.
- 더 나아가 관객에게, 그리고 우리 사회에게 전하는 메시지, 의미는 무엇인가요?
- 직접 이런 일을 겪은 사람도, 혹은 직접은 아니지만 어디선가 듣거나 본 이야기를 떠올린 사람도 있을 겁니다. 각자 개인의 경험을 환기하고, 그 사람에 대해 기억하고 생각하는 것, 그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삶과 죽음, 아픔 그런 거대 담론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에요. 무슨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누군가와의 기억을 환기시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습니다.
- 이번 네마프는 ‘예술과 노동’이라는 주제로 진행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집>을 본다면, 중점적으로 봐야 할 관람 포인트가 있을까요?
- 예술과 노동은 공존할 수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대중적인 접근일 텐데, 애니메이션 작업은 특히 노동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누군가 작업 시간이 얼마나 걸리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오로지 작업하는 시간뿐만 아니라 생각하는 시간, 쓰는 시간, 이미지를 체계화시키는 시간 등 시간이 정말 많이 걸려요. 노동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예술이 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예술을 노동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회적 관념이 작가에게 노동에 대한 대가를 항상 주지 않게 하는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중요한 주제라고 생각하고, 꼭 다루어야 하는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다음 상영 일정에 <우리집>을 관람할 네마프 관객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단순한 이야기일 수도 있고, 다른 것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일 수도 있을 텐데... 슬픔만으로 끝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고 애도하는 과정에서 위로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또 누구나 자기 이야기가 있고, 그런 이야기들이 큰 이야기일 수도, 작은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저는 어떤 이야기이든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궁금하고 듣고 싶기도 해요. 무엇이든 이야기하는 것에 망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하고 싶어요.
이오은 <우리집>은 오는 24일(화) 홍대 롯데시네마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글 장시연 홍보팀 ALT루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