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주
"나는 내가 부끄럽다" 서영주
저는 2D 애니메이션에서 출발을 했고요. 나중에 관심사가 조금씩 변하면서 실험 애니메이션 전공을 하고 요즘은 영상작업을 많이 하고 있어요. ‘Left and leave’ 전통적인 2D 애니메이션을 이용해서 10년 전 쯤에 그룹작품으로 만든 작품이구요. 제가 원래 오른손잡이인데 왼손으로 그려보려고 했던 작업이고요. 프리프로덕션 작업을 하지 않고 낙서라든지 제가 끄적이던 일기 같은 것에서 시작해서 그림을 발전시켜요. 우연성, 즉흥성 같은 것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 왼손으로 그림을 그리게 됐어요. 제가 틈틈이 그려놨던 풋티지를 이용해서 구성을 하고 비어있는 부분들을 보충해서 하나의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나는 내가 부끄럽다’는 2011년도 쯤 만들었던 작품이구요. 재료를 많이 사용했어요. 일단 그림을 스크래치 보드에다가 왼손 드로잉으로 그렸어요. 그 다음 16MM필름을 수작업으로 스캔해서 일일이 스캔함으로서 비틀어지거나 탈프레임화 되거나 스캐너의 양 가장자리에 초점이 맞는 등의 우연성을 만들어냈어요. 제가 수작업을 좋아해서 매체를 직접 만지고 하는 작업을 통해 호흡같이 들쑥날쑥하는 재미있는 효과가 만들어졌고요. 여러 가지 매체를 섞는 작업들을 많이 했어요. 애니메이터가 작업을 하는 상황이 작품 안에서 잠재적으로 드러나는 과정을 재미있게 생각해서 그런 쪽으로 초점을 맞추어 작업하고 있습니다.
심혜정
"김치" 심혜정
저는 작업이 2가지 흐름이 있어요. 하나는 퍼포먼스 작업이고 하나는 영상으로 만드는 작업이예요. 예전에는 퍼포먼스 하는 것을 직접 찍어서 영상으로 만드는 작업을 했는데, 요즘은 퍼포먼스는 관객 앞에서 직접적으로 하고 영상은 따로 영상작업으로 분리해서 작업하고 있어요. ‘윈도우 와이퍼’는 전시할 때 아이디어를 내서 만든 작업이구요. 영화에서 쓰는 설탕유리 레시피를 인터넷으로 뒤져 가지고 창문을 설탕으로 제작했어요. 그래서 10~20분 정도 창문을 핥으면 창문에 구멍이 뚫리거든요. 이 창문은 감시라는 것을 표현한 건데 예전에 감시는 억압적이고 강압적인 것이었다면 요즘 감시는 달콤하고 부드럽고 맘만 먹으면 구멍을 뚫어 감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을 다루고 싶었어요.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퍼포먼스를 중간에 중단하게 되어서 마지막에 창문을 쪼개서 관객들에게 나누어 주고 다 같이 먹었어요. 결국 나누어먹는 작업이 감시의 매커니즘을 더욱 더 잘 보여주고 있지 않나 싶어요. 제지당한 덕분에 더욱 전달하기가 좋아졌어요. ‘방’은 제가 살던 집에 부모님이 이사 오시게 되어서 제가 방방마다 카메라를 설치해서 퍼포먼스를 하나씩하고 제가 떠나가고 나면 부모님이 그 후에 오시는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찍었어요. 그리고 2012년에는 ‘김치’라는 단편 극영화를 만들었어요. ‘김치’는 김치를 통해서 벌어지는 세대 간의 갈등을 담고 있어요. 제일 최근에 했던 작업으로는 간단한 퍼포먼스 필름이 있어요. ‘옥상민국’이라는 문래동에 작가들이 모여서 했던 퍼포먼스인데요. 예술 하는 모든 사람들과 피곤에 지쳐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해서 만든 작품이에요. 저는 퍼모먼스도 하고 이것저것 하고 있는데 장르가 이것저것 섞여있어요. 왜 그럴까 생각해봤는데요. 제가 학부는 문학전공을 했고요 미술을 좋아해서 이것저것 끄적거리다가 대학원은 미술전공을 했어요. 그런데 제 작품을 교수님들께서 싫어하시더라고요. 너의 작품은 말이 너무 많다고, 저는 내러티브가 있는 작업을 좋아하고 이야기가 있는 것을 좋아해서 장르의 구애를 받지 않고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 가에 따라서 형식을 정해나가고 있어요.
오민욱
저는 부산에서 살았고, 제가 사는 공간에 관한 작업을 계속 지속해오고 있습니다. 작년에 ‘상’이라는 작품을 네마프에서 상영하게 되었고 오늘은 ‘재’라는 작품을 상영하고 있는데 ‘산’은 실험 다큐멘터리 형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산의 근대역사관이라는 박물관이 있는데, 그 박물관이 과거 일제 시대 때는 동양척식주식회사였고 해방 후에는 미국문화원으로 사용이 되었어요. 그곳에 관한 작업입니다. 이 건물이 굉장히 오래되고 젊은 사람들은 잘 모르는 공간이었어요. 그런데 부모님이랑 같이 택시를 타면 미문화원으로 가자고 말씀을 하시고 그러면 또 택시기사 아저씨 분도 알아듣고 가시더라고요. 그래서 신기한 마음에 자료를 찾아보게 되던 중에 그 공간의 주체들이 바뀌면서 타임라인이 형성되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고 그전부터 제가 부산의 여러 공간에 관한 작업들을 하고 있어서 그 공간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6개월 정도 촬영을 하고 프리뷰를 계속하던 상황에서 갑자기 바뀌어버린 이 공간의 이미지들을 깨끗한 HD화면으로 담는 것보다는 시각화를 달리해보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다 전시장 도면들을 제가 받아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어요. 도면을 보면서 최대한 원형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부분들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건물의 그런 부분들이 사건이 있었던 역사적인 시간들을 반영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이에요. 작업은 초점의 변화, 풋티지 변화 이미지의 텍스트 변화 위주로 작업했습니다.
글 뉴미디어루키 전진현
8월 12일 미디어 극장 아이공에서 열린 ‘대안 장르 1: 재연 혹은 퍼포먼스 단편’의 감독과의 대화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의 트레일러와 포스터를 만들어주신 김세진 작가님과 함께한 인터뷰, 지금 만나러 갑니다!
Q. <기념사진>이 굉장히 독특한 형태를 지닌 영화인 것 같은데 만드시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A. 이 작품은 사진의 내용과 영화 매체의 형태를 지닌 영화인데 2002년 작업한 작품입니다. 그 당시에 광주비엔날레에서 지원을 받아서 제작했는데 광주 항쟁 때 일반 시민이 재판 받던 부스에 걸렸었는데, 사진이라는 매체가 역사를 기록하는 방식인데, 특히 단체사진을 촬영할 때는 아이들이 지시에 의해 움직이지만 그 안에서도 미묘하게 조금씩 움직이는 모습을 담고 싶었습니다.
Q. 이 영화에 어떠한 메시지를 담고자 하신 것인가요?
A. 앞서 말한 것에 이어서 말씀드리면, 시간 속에도 공간이 존재하는 모습을 담고 싶었습니다. 제가 원래 은유로 표현하는 방식을 선호해서 직접적으로 말하는 방식이 아니라 돌려서 그 의미를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Q. <기념사진>이라는 영화를 한 줄로 설명하신다면 어떻게 설명하실 것인지 궁금합니다.
A. “보세요.”라고 밖에 말씀을 못 드릴 것 같네요. (웃음) 영화라고 말씀드리기도 어려운 장르이고 상영 조건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한 줄로만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Q. 영화에 시대적인 의미도 담으려고 하시는지 알고 싶습니다.
A. 시대적 의미를 담으려고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배제할 수는 없는 요소인 것 같아요. 매일 매일 매체에 의해 노출되어 살아가니까 시대적인 의미도 포함되는 것 같아요.
Q. 퍼포먼스가 반복이라는 재연을 통해 행위나 의미가 퇴색되는 것인지 아니면 깊어진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제 영화는 형식은 반복되지만 하나도 같은 장면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행위는 반복되지만 씬 자체는 똑같은 것이 없습니다.
Q. 관객들이 반복되는 행위에 대해 지루하다고 생각되지는 않을까요?
A. 그래서 일반 영화와는 다르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래서 대중적이지 않다고 하는 것도 같아요. 관객을 즐겁게 하는 방식을 굳이 고민하지는 않아요. 제 영화는 갤러리에 더 잘어울리는 것 같아요.
Q. 지금 갤러리 잔다리에서 전시중인 김세진 작가님의 작품과 <기념사진>은 관련성이 있나요?
A. 제 작품의 가장 큰 줄기와 관심은 개인이라고 할 수 있어요. 집단 속의 개인은 사회적 자아이고, 개인이 어떻게 기억되고 발현되는지에 더 관심이 많아요.
Q. 작품에 대한 영감은 어디서 얻으시나요?
A. 저는 주제를 명확하게 잡고 시작하지 않아요. 여기 저기 돌아다니다가 제작을 시작해요. 전시하고 있는 <빅토리아 파크>도 그런 방식으로 제작을 시작했어요.
Q. 앞으로의 작품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A. 올해 안에 개인전을 열 계획입니다. 11월 26일로 예정하고 있습니다.
김세진 작가님의 작품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김세진 작가님의 좋은 작품을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글 뉴미디어루키 한귀원 주효진
사진 뉴미디어루키 정서영
8월 12일 오후 6시 서교예술실험센터에서는 서영주, 김시헌, 김숙현, 황선숙, 오민욱, 심혜정 여섯 분의 작가님들을 모시고 "작가 네트워크의 밤"을 열었습니다. 여러 작가님들과 감독님들, 그리고 예술에 관심이 많은 관객 분들이 오셔서 작가님들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작가님들의 작품설명이 끝난 후에는 간단한 리셉션이 열렸습니다. 자유롭게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어서 더욱 아름다운 밤이었습니다.
대안영상문화네트워크 <맵핑 프로젝트>는 홍대에서 활동하는 대안적 영상문화 관련 단체, 공간, 분야 간의 상호 교류와 커뮤니티를 연계하는 프로젝트입니다.
또한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네마프)와 홍대의 다양한 대안 공간을 연결하고, 뉴미디어의 소개와 공유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의 가능성 제시하며 특정계층, 소위 매니아에 국한하지 않은 채, 공간을 찾은 손님이 곧 관객이 되고, 그로인해 아티스트와 관객 간의 거리를 좁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젝트입니다.
황선숙
"오하루의 일생을 보다" 황선숙
김윤식이라는 문화평론가가 하셨던 말인데요. 자기는 작가의 의도는 믿지도 않고 읽지도 않는다고 말하셨어요. 왜냐하면 그런 것들은 다 허깨비 같고 작품을 통해서 드러나는 작가의 본심이 진짜다. 그래서 제가 이런 말을 하게 된 이유는 제 작품을 만들때도 언어의 이면, 보이는 것의 이면, 무의식의 이면에 워낙 관심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에서 출발을 하기 때문입니다. 새가 모이를 물어다가 갖다 놓듯이 파편들이 모여 완성되는 작업방식이 많아요. 왜 그렇게 됐냐면, 제가 어렸을 때는 동양화를 전공했었거든요. 동양화라는 분야가 원래 사물의 외관보다는 이면과 본질에 관해 표현해야 하거든요. 그게 수묵이 가진 매체의 특성인데 그런 것들이 지금도 사용하는 재료는 달라지더라도 저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아요. 그만큼 제가 수묵이라는 매체에 매혹되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시대성에 대한 갈증들 때문에 100퍼센트 적응이 안되고 늘 겉돌게 되었어요. 그래서 선택하게 된 것이 디지털 애니메이션이예요. 동양화를 디지털매체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저는 그 매체의 특성에 안주하기보다 디지털을 다룰 때는 저의 굉장히 아날로그적인 특성이 들어가 있고, 전통 매체를 다룰 때는 디지털로 해석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예요.
김숙현
"도시정물" 김숙현
처음에 “김숙현씨 극장에서 나오다.”를 친구와 함께 재미로 만들었던 게 제 작업의 시작점이였어요. 그냥 만드는 게 재미있었어요. 마구잡이로 만들었죠. 아이디어를 내고 아이디어가 구현된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재밌었어요. 2006년 이후에 대학을 졸업하면서 내가 작업을 계속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무척 많이 됐어요. 그 때 스페이스셀로 들어갔어요. 매니저일을 하게 되고, 워크샵을 진행하게 되고 같이 작업하는 동료들을 만나게 됐죠. 그때 했던 작업이 “모던한 쥐선생과의 대화”와 “더 크로싱”이였어요. 이전까지 모든 작업들이 저에 관한 것들이 대부분이었어요. 그 이후에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찍은 에세이를 다큐로 만든 것이 “죽은 개를 찾아서”였어요. 한국에 있으면서 박사 과정을 진행하다가 미국으로 유학을 갔어요. 미국에 있으면서 방학에 내려와서 잠깐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찍은 에세이로 ‘죽은 개를 찾아서’를 만들었어요. 학위를 마치고 한국에 있으면서 박사과정에 진학합니다. 그때 ‘도시정물’을 만들었어요. 어떤 수업을 들으면 배운 만큼의 성과를 내야겠다하는 마음이 있어요. 그래서 도시공간에 관한 수업을 듣고 그것을 바탕으로 작품으로 만든거예요. 현재 준비하고 있는 것은 ‘감정시대’라는 감정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전시와 무대를 결합한 방식으로 보여드리려고 해요. 9월 달에 전시가 될 예정입니다.
김시헌
"Soul Trace" 김시헌
10년 전의 작품들을 다시 꺼내서 작업을 해봤고요. 관련성이 있는 작품들을 뽑았어요. 원래는 저도 순수미술을 전공하고 작업을 하면서 영화영상에 큰 관심을 가졌어요. 특히 인위적인 이미지와 운동, 그리고 사운드의 전개에 관심이 있는데 그걸 전부다 다룰 수 있는 분야가 영상작업이어서 하게 됐고 더 세부적으로 애니메이션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전통적인 애니메이션은 자세히 몰랐지만 공부를 하면서 많이 보게 됐죠. 근데 저에게는 전통적인 애니메이션 방식은 관심이 없었어요. 전체적인 이야기가 진행되는 프로세스에 관심을 갖고 작업했습니다.
초반의 4작품은 프리프로덕션을 철저히 하기 보다는 탈피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하게 됐습니다. 이미지를 인위적으로 그리고 조금 조금씩 변화시켜서 디테일하게 작업하는 물감을 찍거나 흘리거나 하는 이미지의 우연성에 초점을 두고 움직임을 인위적으로 움직이는 연구를 했습니다. 일단 ‘소울트레이스’같은 경우는 작업을 하면서 이미지의 평면에 바디 프린트를 하면서 작업했는데 손가락 손바닥으로 그린다던가 애니메이션 지면이 좁기 때문에 신체의 일부를 사용해서 계획적인 것과 비계획적인 것을 섞어가지고 작업했습니다.
제목 해석을 하자면 마음의 흔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몸으로 제 감정을 표현하는 개념적인 내용에 관심이 많아서 시도를 하게 됐습니다. 처음 바디프린트를 애니메이션에 도입하는 작업을 했어요. ‘바이 액시던트’는 우연하게 만들어지는 움직임을 통해서 작업했고요. 회화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속성에서 더욱 더 우연적으로 계획적인 중간과정을 만들려는 시도는 없습니다. 제 작업이 원래 내러티브가 거의 없는 작업을 해서 내러티브가 없는데 거의 유일하게 내러티브가 있는 작품이 ‘바이 액시던트 2’입니다. 이 작품은 예전에 제 가족 중에 위독한 사람이 있어서 응급실에 가게 됐어요. 그런데 그 곳에 군인 중에 일병 하나가 사고로 죽어가고 있었어요. 그 모습이 굉장히 저에게는 충격적이었습니다.
8월 11일에 소극장 산울림에서 상영된 <거미의 땅>을 보고 감독님들과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보는 감독과의 대화 시간에 다녀왔습니다. 감독님들의 영화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Q. 두 감독님의 이 전 작품들도 작품의 대상이 기지촌 여성이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 지 궁금합니다.
A. (김동령 감독) 저와 박 감독님이 여성 단체 '두레방'에서 일을 했었고, 그래서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기지촌 여성의 삶에 더 관심이 갔던 것 같습니다.
Q. <거미의 땅>과 그 전 작품들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A. (박경태 감독) 이 전 작품들을 촬영하면서 우리 영화가 날 것으로 보는 느낌이 있지만 관객이나 감독, 시민단체의 시각에 따라 연출된 느낌이 나서 이 것을 고민하게 되었고 영화라는 본연의 의미에 솔직해지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 들어서 특정한 시퀀스를 통해 영화는 영화일 뿐이니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같이 구성하면서 만들자고 생각하게되어 그 전 작품들에 비해 형식이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A. (김동령 감독) 전 작품들은 한 사람 한 사람을 관찰하는 형식으로 진행했었지만 그 과정에서 다큐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고, 사라지는 공간에 대한 아카이브를 찍게 되고 출연하시는 여성들을 관찰 대상에서 협업 관계로 바뀌게 된 것입니다.
Q. 콘텐츠는 어떻게 구성하셨는지 궁금합니다.
A. (박경태 감독) 사실 다른 방송국 PD분들이 인터뷰를 와서 여쭤보고 그럴 때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혼혈의 아픔이나 트라우마적인 요소에 대해서만 이야기해달라고 해서 본인들의 판타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미친 사람처럼 대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분들의 판타지를 담고 출연하신 분들과 소비되는 방식도 비평 되는 방식도 같이 공유하고자 했습니다. 오래 알고 지내던 분들이다 보니 같이 구성하면서 Bobby 어머니는 네러티브까지 연출이 되었고, 인순씨와 같은 경우에는 과거와의 대화를 시도하면서 다른 양색시들의 삶까지도 대변하는 방식으로 연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인순씨는 양색시를 하던 시절, 낮에 할 일이 없어서 극장에서 하루종일 영화를 보셨다고 하세요. 그래서 그런지 연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던 것 같아요.
A. (김동령 감독) 처음엔 세 분과 함께 협업을 해야 하다 보니 세 분의 스타일이 각각 달라서 고민이 많았어요. 안성자씨의 경우에는 본인의 판타지가 굉장히 많아서 그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우리에게 많이 들려주곤 하셨는데, 다른 두 분에 비해 항상 구성이 앞서 나가셔서 힘들었어요. (웃음) 그래도 촬영 내내 함께 고민하고 많은 아이디어를 주셔서 영화가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나중에 편집하고 영화를 보여 드렸더니 영화에서 자기 분량이 너무 짧다고 아쉬워하셨어요. (웃음)
Q. 제목이 <거미의 땅>인데, 제목의 의도가 궁금합니다. 또한 영문 제목과 이름이 다른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김동령 감독) 이 영화는 부산 영화제에 출품한 작품인데 한글 제목이 필요하다고 하셔서 이 작품에 첫번째로 등장하신 Bobby 어머니께서 항상 "우리는 개미처럼 일하고 거미처럼 사라진다."라고 하신 말씀이 와 닿아서 <거미의 땅>이라고 제목을 지었습니다. 또한 영어 제목인 'Tour of Duty'는 미군들의 입장에서는 '한국에서 근무하다'라는 의미를 지닌 기지촌에 대한 추억이 담긴 뜻이라면, 우리나라에서는 반대의 의미를 지닌다는 것이 흥미로워서 제목으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Q. 촬영자가 있는지조차 알 수 없을 정도였는데 혹시 의도하신 것인지 궁금합니다.
A. (김동령 감독) 다큐를 찍는데 연기가 아닌 실제의 모습처럼 보이면 다큐를 잘 찍는다고 이야기 하시는데, 사실 카메라가 있는데 신경을 안 쓴다는 것이 불가능하고 단지 카메라가 있다는 것에 익숙해지는 것 같아요. 카메라에 그 분들의 비참하고 가난한 트라우마를 담는다는 게 불편해져서 그 분들께 영화의 형식을 간략하게 설명드리고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에 대해 말씀을 드렸더니 그 분들이 얘기하시면서 눈물만 흘리시니까 이런 식으로는 영화의 리듬감도 깨지고 말도 정리가 안 되고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신들이 가진 판타지를 간단한 이야기를 만들어서 촬영을 하자는 결론을 내리고 촬영을 하다보니 촬영자가 없는 것 같은 느낌이 드신 것 같아요.
Q. 그렇다면 이 영화는 다큐에 픽션이 가미된 형식인데, 영화의 장르가 다큐일 수도 있고 극영화일수도 있지 않나요?
A. (김동령 감독) 관객 분들께서 우리 영화에서 픽션을 두고 출연진이 사실이 아닌 부분을 연기한 것 같다면 극영화로 볼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이 영화를 만들면서 다큐와 극영화의 구분에 대해서는 생각 안 해봤어요. 다큐에 극영화적인 실험을 더 하려고 한다고 생각하고, 굳이 장르에 구분을 둘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A. (박경태 감독) 영화를 편집하는 과정에서 안성자씨의 판타지 부분과 그 전 두분의 내용을 나누어서 안성자씨 부분은 극영화로 쓰고, 나머지 두분의 이야기는 다큐로 넣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었는데 우리 둘 다 세 분이 한 영화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었고, 그렇게 영화를 완성했습니다.
Q. 처음부터 세 분을 염두에 두고 영화를 제작하신 것인지 궁금합니다.
A. (박경태 감독) 공을 많이 들였습니다. 그 분들께 바로 영화 제의를 드리는 것은 제 스타일이 아니기도 하고 그분들께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어서 그분들이 영화에 출연하고자하는 의지가 생기실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원래 Bobby 어머니는 파주 선유리에서 기지촌 자치회 회장을 오래하셨는데 외부사람들에게 많이 시달려서 외부인을 반기지 않으셨어요. 그래서 삼고초려의 마음으로 기다렸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그 동네에 사는 '김종철'이라는 정신지체를 겪는 혼혈인이 있었는데, 촛불 집회등으로 서울이 시끄러울 당시에 파주에 뉴타운 돌풍이 불어서 건달들이 그 동네로 들어가서 '김종철'에게 뉴타운을 사라고 강요하다가 어느 술 취한 밤에 '김종철'을 때려 죽이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Bobby 어머니가 억울함을 호소하고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고 하셔서 영화에 출연 의사를 밝히셨습니다.
Q. 다음 영화 계획이 어떻게 되시나요?
A. 현재 안성자씨와 박인순씨와의 협업으로 다음 영화를 구상중에 있는데 아마도 박인순씨가 미국에 두고 온 딸을 찾아가는 내용으로 구성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안성자씨와 박인순씨를 일주일에 한 번, 이주일에 한 번씩은 보고 있고, 미술 전시에 쓰일 작품도 같이 만들고 있습니다.
기지촌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거미의 땅> 감독님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영화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시길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 뉴미디어루키 한귀원 주효진
안녕하세요! 네마프 홍보팀입니다.
8월11일 월요일 산울림 소극장에서 글로컬 단편 구애전 1 상영이 있었습니다.
그 중 "아라비아인과 낙타"의 심혜정 감독님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가져봤는데요.
아라비아인과 낙타는 감독님의 실제 경험을 살려 만든 다큐멘터리로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은 영화였습니다.
지금부터 GT내용을 살펴보시죠!
Q.영화의 제목 '아라비아인과 낙타'의 의미에 대해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A.‘아라비아인과 낙타’는 이솝우화에서 착안된 제목입니다. 이솝 우화에서 낙타가 천막 안으로 고개를 내밀고 있는데 계속 춥다고 조금만 더 들어와도 될까요? 그렇게 물어봐요. 주인은 괜찮다고 들어오라고 하다가 점점 자신의 자리에서 밀려나가고, 주인이랑 낙타랑 입장이 뒤바뀌게 되는 이솝우화에요. 아마 우리나라 이주노동자들도 많이 들어오고 선주민, 이주민 이렇게도 이야기를 하는데 아웃사이더 인사이더에 입장에 대한 이야기라 제목을 그렇게 붙이게 되었습니다.
Q.본인의 실제 경험을 살려 만드신 영화인데, 그 경험과 영화의 배경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면?
A.어머니가 쓰러지신지 9년 정도 됐는데 처음엔 교포 아주머니 두 분 이서 저희 어머니를 돌보셨어요. 영화에서 나오신 분은 5년 동안 살림을 도맡아 해주셨고요. 5년 정도 되니 저희 집이 그분의 집 같더라고요. 영화에서도 나왔듯이 엄마에게 제가 질문을 하면 대답을 아줌마가 하시고 그러잖아요. 제가 느낀 것은 자리가 슬슬 비껴가고 제가 어머니 집에 가도 불편한 것을 느끼게 됐어요. 그러다 아주머니의 식구들이 회갑연을 맞이해서 저희 집에 머무르게 되고 그런 일이 있었어요. 이야기를 듣고 회갑연을 중심으로 저의 불편한 감정에 대한 것들을 이야기들이 아마 보편적으로 한국사회에서 우리가 아니라고 이야기하지만, 가지고 있는 자기불안 같은 것들의 근거가 되지 않는가 하는 이야기를 담아서 다큐로 만들게 됐습니다.
Q.아주머니 회갑연에 가셨을 때 원산지 표시를 약간 긴 쇼트로 잡으셨는데요. 특별한 의도가 있으셨는지.
A.다른 나라에서도 그런지 모르겠는데 우리나라가 유독 원산지 체크를 많이 하지 않나 싶어요. 국내 농산물을 권유하는 입장이긴 하지만 저도 많이 원산지 체크 하거든요. 그런데 그게 어느 나라에서부터 왔나 은유같이 겹쳐져서 길게 숏을 잡았습니다.
Q.영화 구성 중간 중간 인터뷰가 들어가는데요. 동포 아주머니의 딸과 사위의 인터뷰. 그러다 인터뷰를 할 것 같이 나오는 감독님이나 아주머니의 쇼트가 나오는데요. 왜 인터뷰가 따로 나오지 않고 그냥 가만히 서있는 쇼트로만 쓰셨는지 궁금합니다.
A.촬영에서는 인터뷰를 중간 중간 했어요. 그런데 인터뷰를 하다보니까 저희 집에 고용된 사람이기 때문에 제가 갑이고 아주머니가 을이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아주머니가 싫은 소리 안하고 너무 잘해주시고 다 좋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제가 인터뷰를 한다고 해도 아주머니에 대한 싫은 소리를 제대로 할 수 없는 게 사실이고요. 왜냐면 아주머니 없으면 저희 집 안 되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저나 아주머니나 자신의 입장을 직접 제대로 말하는 게 불가능할 것 같다고 느꼈어요. 하지만 인터뷰라는 게 어쨌든 필요한 장면이고 넣어야 해서 소리 없이 인터뷰 장면만 잘라서라도 그렇게 연출을 했어요. 서로의 이야기하고 싶어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입장과 역설적인 상황을 그렇게 상징적인 쇼트로 표현했습니다.
Q.이야기의 실제 대상자들로 영화를 만드셨는데요. 비연기자를 대상으로 연출하셨는데 그 점에서 연기지도나 촬영 중에 불편한 점은 없으셨는지?
A. 다큐멘터리를 찍는다고 했을 때 다큐가 사실이냐 아니냐 여러 가지 형식적으로 다양한 시도들이 있는데 저는 극영화 형식을 비려왔어요. 제가 그 전 작업은 극영화를 하기도 했고 일부로 극영화 형식으로 연출했어요. 아주머니가 의외로 너무 즐겁게 재연연기를 해주시고 대부분 촬영할 때는 어떤 장면을 찍을 것인지 이야기를 드리고 찍거든요. 그리고 중간에 하는건 거의 다 실제로 있었던 일들이고요. 나중에 극영화에서 필요한 숏들만 따로 추가촬영을 해서 편집을 한 형식으로 만들었습니다. 내용은 거의 실제로 있었던 일이기 때문에 크게 불편해하진 않으셨던 것 같습니다.
Q.일하는 아주머니가 사실 중국 동포라는 것을 영화 전체적으로 보거나 일부를 봤을 때도 많이 느끼진 못했습니다. 일부로 드러내지 않으신 건지 제가 놓친 부분이 있었던 건지 궁금합니다.
A.일부로 동포라는 건 처음부터 드러내진 않았고요 어차피 내부 안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그 아주머니랑 저랑 작은 실랑이들을 벌이는데 바깥의 공간이 아니라 전부 다 집안에서만 벌어지거든요. 이제는 아주머니가 동포라던가 제가 한국 사람이고 이런 것 자체가 상관없이 두 사람의 관계, 가족들과의 관계만 남는 거기 때문에 그 사람의 출신이라든지 어떻게 이 집에서 일하게 됐는지 이러한 이야기들을 다 빼고 관계만 보여주게 됐습니다.
Q.영화 구성하시면서 이미지 대비의 표현은 어떻게 하신건가요?
A.저는 바깥에서 안으로 들어온 사람들은 새로운 에너지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영화에서 두개의 이미지로 대비를 했고 표현하려고 했고 저희 집에 있는 사람들 엄마 아버지 아줌마 저에겐 다 타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이잖아요. 그래서 바깥에서 들어온 사람들은 새로운 에너지고 기존의 있는 사람들은 쇠퇴하는 죽어가는 이미지로 표현했어요. 그 죽어가는 이미지를 계속 썩고 화초가 썩는다고 내다버리고 콩나물도 키우고 무언가 자기 땅을 일궈나가고.. 중간에 그런 대사도 있었어요 "옮겨 심었는데 뿌리가 강하다" 라는 대사도 있는데 사실은 돌고 도는 관계기도 해요, 기득권자랑 아웃사이더의 관계가 사실은 현재 포지션의 문제지 언제든지 정복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런식의 영화 구성을 하게 됐습니다.
Q.영화가 실제 이야기를 다루기도 했고 감독님(주인공)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촬영을 한다고 했을 때나 영화가 나온 후에도 실제 주인공인 아주머니께서 불편해 하시거나 영화를 꺼렸을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드는데 아주머니의 반응이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A.음..사실 아주머니께서는 학교선생님 출신이셔서 굉장히 똑똑하세요. 처음에 회갑연 중심으로 찍는다고 말씀드렸을 때는 회갑연 비디오를 찍는 줄 아시고 굉장히 좋아하시더라고요.(웃음) 어쨌든 편집되는 과정에서 보여드릴 때는 사실 좀 제가 꺼리기도 했어요. 상영 전에 보여드리는 건 분명하고 이야기 나누는 것도 해야 해서 그 자리에서 보여드려도 영화가 잘 나왔다며 좋아하시더라고요. 한참 지나고 나서 저한테 그 영화가 무엇에 대한 영화냐 물어보시고 그걸 보고 사람들이 어떻게 이야기 하냐 또는 제가 어떻게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 하냐 몇 가지를 물어보시더라고요. 제가 요즘 이주노동 하시는 분들이 많이 들어오는데 이주 노동자분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야 한다 뭐 그런 영화라고 설명드렸더니 아 그렇구나 하시면서 알겠다고 하셨어요.
Q.감독님께서 이주노동자라던가 우리사회의 문제를 보는 관점이 있으시다면?
A.이주 노동자에 대해서는 우리는 이제 아니라고 하지만 여전히 많은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이주노동자에 관한 정책이라는 게 한쪽의 문화를 닮아가게 하는 거거든요. 김치 만드는 법 가르쳐주고, 한국말 가르쳐주고 이런 식으로 한쪽 문화에 흡수되게끔 도와주는 거지 각 나라의 문화에 대한 이해는 사실 전혀 전제되지 않습니다. 저는 왜 한쪽이 흡수하려고 하고 한쪽의 입장만 고집하고 나머지를 아웃사이더의 선을 유지하려고 하는지 이런 것들이 자기불안에 근거한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아마 자기 존재에 관한 불안에 근거한 게 아닐까 이런 생각을 했고 어느 나라던 간에 다른 나라사람에 대한 타부(Taboo)는 비슷하잖아요. 그런 게 내부 권력자들의 불안이 강력하게 영향을 끼치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Q.다음 작품이냐 향후 활동 계획에 대한 말씀 부탁드려요~
A.지난달에 극영화 단편 하나 촬영 마쳤습니다. 요즘 편집 중에 있습니다. 제가 영화하면서 관심 있는 것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드러내고 싶은거라 어떤 영화나 장르나 형식에 관계없이 제가 하는 이야기에 맞는 형식을 빌려와서 하고 있습니다.
글 뉴미디어루키 김성경 전진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