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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NeMaf 2023 땅, 뿌리, 사람-되기 GT
조영은 조회수:1809 124.57.235.150
2023-08-15 11:21:12

«땅, 뿌리, 사람-되기 Land, Root, and Being a Person» GT

일시: 23.08.13 (일) 15:10 상영 후

모더레이터: 구정연

패널: 리 카이 청, 부스 라이노

 

 

구정연 모더레이터(이하 구정연): ‘땅’이라는 주제가 요즘은 생태적인 관계 안에서 많이 논의 되고 있는데요. 저는 오히려 사람과 사회정치 관계 안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이야기 해보고 싶었습니다. 땅에 뿌리를 내리는 행위가 사람이 되는 과정에서 중요한 관계를 형성한다고 생각했어요. 땅은 인간이 삶을 살아가기 위한 중요한 조건이잖아요. 우리가 땅에 안착할 수도 있고 이주해야 하는 사회경제적 이유가 존재하고, 정치적인 이유로는 전쟁이 있을 수도 있고요. 리 카이 청 작가의 ‹저 너머 텅 빈 땅›에서 일본에서 만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 다시 만주에서 일본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처럼 제국의 식민화를 통해서 강제로 움직여지는 일이 발생하죠. 기후재난으로 인해 마이그레이션이 발생하기도 해요. 그런데 이러한 ‘이동’이라는 게, 단순히 지리적 이동을 넘어서 실제로 개인이 뿌리내리고 있는 땅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부스 라이노 작가의 ‹25› 에서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실제로 그곳에서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서 흑인이 가지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차별되고 배제되는 상황도 심리적인(언어인종) 이주라고 볼 수 있는 거죠. 리 카이 청 작가님은 오랫동안 ‘디스플레이먼트’라는 시리즈 작업을 하시고, 기본적으로 역사 기록 아카이브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가지고 계세요. 간단하게 소개 부탁 드리겠습니다.

 

 

리 카이 청 작가(이하 리 카이 청): 저는 오랜 시간 동안 ‘이주’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 왔는데요. 많은 분께서 주로 지리적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보통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것으로만 생각하는데, 저는 ‘심리적 이주’에 관해 이야기 드리고 싶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있는 장소에 속하지 않고 다른 장소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자신이 과거나 미래에 속한다고 믿기도 하는 다양한 관점에서의 이주도 있습니다. 제 작업에 관해 이야기하자면, 일본의 농업 개척지를 다루고 있는데요. 그들은 농부였기 때문에 땅이 아주 중요한 요소였지만, 정부의 강요로 인해서 20세기 초반 일본에서 만주로 이동하게 되었어요. 전쟁 이후에는 일본으로 송환되어야 하는 강요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정체성’이라는 것이 늘 의문으로 남아있습니다. 또 다르게, 예술적인 측면에서의 이주가 있습니다. 홍콩과 중국의 정치 관계에 대해서 다 알고 계실 것 같은데요. 예전에는 제가 연구하면 그것이 사실이라고 곧바로 믿었는데, 요새는 이전 정착민에 대한 기록이 사실인지 허구인지 알 수 없다는 측면이 있어요. 이것은 역사적이기도 하지만 그런 측면에서의 이주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구정연: 역사적 근거에 대한 자료 연구를 되게 충실히 하시는 편인데, 실제 작업을 픽션처럼 만드는 방식을 취하고 있잖아요. 그것이 왜 그래야 하는가 생각해보았을 때, 말씀해주신 것처럼 지금 센서십이 워낙 강하게 작동하고 있습니다. 실제 ‹저 너머 텅 빈 땅›도 중국에서는 상영할 수 없거나 또 다른 상황이 벌어질 때 어떤 식으로 보여줘야 하는지 생각해 보아야 하는 것 같아요. 역사적 진실을 이야기한다기보다는 하나의 이야기로 작동하게 해서 실제 미술관이나 큐레이터에게도 곤란하지 않게 하고 실제 상영될 수 있게 하는 부분까지 설득의 과정 자체가 하나의 예술적인 작업 같기도 해요. 그러다 보니 여러 내러티브가 하나로 보여지는데, 원래는 일곱 개의 채널로 구성된 이야기가 있는 것으로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저는 보면서 사연들이 좀 궁금했거든요. 아이를 버리고 온 어머니의 이야기, 노모를 버려야만 하는 아들에 관한 이야기가 있죠. 실제 인터뷰 과정이 어땠는지 여쭤보고 싶어요.

 

 

리 카이 청: 만주의 정착민들을 인터뷰하면서 중국에서 ‘만주’라는 말은 금기와 같더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중국에서는 자료 수집에 관해 전혀 접근 할 수 없기 때문에 일본의 작가와 협력해서 일해야 했죠. 작업 자체를 할 때는 굉장히 실험적인 방식도 이용했습니다. 공개오디션을 통해 만주에서 참여자를 모집하고 워크숍을 통해 작업을 완성했어요. 그분들 자신의 집이나 역사적 배경, 정체성에 관해 질문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죠.

 

 

 

 

구정연: 최소한의 가이드만 주고 나머지는 정말 그분들께서 참여하는 방식이었군요. 부스 라이노 작가의 작업은 세 개의 채널으로 한 사람의 이야기를 각각 볼 수 있는 방식인데요. 서로간의 대화가 이루어지는 방식이 되게 독특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 중간에 계신 파티카 님이 거의 진행 역할을 해주고 계셔서 인터뷰가 흥미로웠어요. 서로가 서로에게 질문하며 관계가 형성되는 느낌이 만들어지는데요. 그 부분에 대해서 말씀 부탁 드리겠습니다.

 

 

라이노 작가(이하 부스 라이노): 저는 그들의 역사에 대해서 굉장히 흥미롭게 생각하고 있는데 그것이 전혀 기록되지 않고 심지어 캄보디아의 모두에게서 인식조차 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놀라웠어요. 그래서 이 이야기를 어떻게 공유할 것인지 고민했죠. 그리고 캄보디아에 파티카와 같은 사람들이 있는 궁금했는데, 그 조차도 자신과 같은 사람들이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학교나 보육원 같은 곳에 전화해서 질문했어요. 유엔 평화 유지원 활동 관련된 자손들이 있을 수 있는지, 그런 혈통을 가진 학생들이 있는지 여쭤보았죠. 그 중 한 학교에서 대답을 들을 수 있었는데요. 유엔 직원이 자신의 아버지를 찾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근데 제가 조직이나 어떤 미션을 가진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분께 접근하기가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어떤 목적으로 작품을 만들지 말씀 드리고 캄보디아와 유엔의 이야기를 만들겠다는 것을 공유하고 나서, 그분을 아는 사람과 또 연결이 되어서 아버지 한 분을 만나게 되었어요. 이후에도 어떤 형식으로 작업을 만들지를 찾는 것이 매우 어려웠습니다. 이런 작품을 만드는 과정이 또 식민화하는 과정일 수 있고, 폭력의 순환에 저의 작업이 존재하면 안되기 때문이었어요. 나중에 세분이 서로 만났을 때 서로의 이야기를 알고 싶어 한다는 알게 되었고, 제 역할은 그들이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를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25›는 그분들이 삼각형 대형으로 앉아 이야기한 것을 단지 기록했을 뿐이죠. 파티카가 매우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대화의 키 포인트를 계속 이야기하셨기 때문에 나중에는 조연출과 같은 역할을 맡아 리드해주셨어요.

 

 

구정연: 파티카가 되게 중요한 질문을 많이 던져요. 유엔이 캄보디아 전 국민을 위해 도움을 많이 행했는데 실제 자식을 제대로 돌보지 않은 것에 대한 책임을 이야기하면서 본인이 누구의 자식인지 모르겠고, 본인이 피해자냐고 질문해요. 작가님께서 이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고자 했을 때, 캄보디아 사회 안에서 운탁 키즈나 혼열 아이들에 대한 입장이 어땠는지 궁금해요.

 

 

부스 라이노: 제가 이분들에 대해 알게 되었을 때는 유엔과 일하고 있었어요. 저는 제가 일하는 환경에 대해 굉장히 불만족하게 생각하고 있었고, 유엔 자체의 구조 문제도 있었지만 캄보디아 정부체제의 불이익에 관련된 문제도 여럿 있어서 그만두려고 했죠. 그래서 제가 인터뷰한 분들은 사실 역사의 살아있는 증거예요. 저는 그 역사 안에 있는 복잡성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트라우마적인 경험 차이를 뚫고 들어오는 한줄기의 빛을 보게 되었어요.

 

 

 

 

구정연: 멀리 있는 역사나 정치적 사건을 다룰 때의 방식에 있어 두 작가의 방식이 되게 다른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러한 과거나 역사가 두 분께 어떤 의미가 있는지 질문 드리고 싶은데요. 작업이라는 것은 결국 픽션을 통하든 아니든 역사의 어떤 틈을 예술적 상상으로 메꾸는 역할로 해낸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지점에서 역사 안을 새로운 공간으로 만드는 개념하고도 가깝다고 생각해요.

 

리 카이 청: 제 작업은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층위에서 역사를 인식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특히 이번 작업에서 많은 젊은 이들이 전쟁이나 식민지 경험이 전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중국 공산당의 탈식민화 정책 하에 있으면서도 현재가 아니라 과거나 미래 어딘가에 속한다고 믿고 있었어요. 이러한 정신적 상태를 제가 완벽하게 이해하기는 어려운데요. 저는 홍콩 사람으로서 그것이 전혀 국가로 받아 들여지지 않고 늘 도시로 인식되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참여자들은 결국 어딘가 속하는 존재이죠.

 

 

부스 라이노: 하나의 역사가 존재하기 보다는 여러 역사가 동시에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결국 무엇이 어떻게 기획되는가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작가로서 역사에 대한 복잡한 이해를 작업 안에 녹여내고 이들이 이야기하도록 만드는 것이 제 작업의 역할이죠. 제 작업에 등장한 사람들은 역사에 대해 큰 인식이 없었어요. 하지만 그들이 서로의 과거에 대해 이야기하면 마치 역사를 나누는 것과 같은 상황이 되죠. 저는 세 개의 채널로 만들면서 이 작업을 관객들이 어떻게 소비하는지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이미지를 소개하고 이것을 대상으로 바라보기 보다는 그들이 서로 이야기하고 있고 관객이 이들을 관찰하지만 결국 우리를 정면으로 쳐다봄으로써 우리에게 이야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관객들이 깨달아주기를 바랍니다.

 

 

구정연: 마지막으로 리 카이 청 작가 님께도 작업을 통해 보여주는 역사나 이야기들, 개인의 서사가 어떤 식으로 관객에게 읽히기를 바라시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리 카이 청: 제 작업은 원래 일곱 개의 채널로 구성되어 있어요. 그래서 관객들은 긴 복도를 따라 관찰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채널이 각각의 스크린으로 나누어져서 사용돼요. 관객이 복도를 따라 걸어갈 때 어떨 때는 뒤에서 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앞에서 들리기도 하죠. 그래서 어떤 관객은 이 작업을 보기 위해 복도 안을 계속 왔다 갔다 하죠. 이 작업을 하던 중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있었는데요. 이런 역사적 과거를 조사할 때 저 또한 홍콩의 정치적 상황 때문에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특별히 이 섹션의 제목을 매우 좋아합니다. 우리는 늘 통제 상태의 체제에 의해서 통제 당한 상태에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중국의 경우에는 이것이 더 자명한데요. 이번에 태풍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지만 이것을 언론에서 전혀 보도 하지 않았어요. 체제는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작품을 보면서 사람들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정체성을 찾길 바랍니다.

 

 

 

녹취 및 정리: 조영은. (아카이브팀 ALT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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