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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NeMaf 2024 엘리 허경란: 유토피아 정원 Artist Talk
조한나 조회수:1249 121.171.194.214
2024-08-04 15:08:57

«엘리 허경란: 유토피아 정원» Artist Talk

 

일시: 24.08.3(토) 12:20

모더레이터: 정세라

참석: 허경란

 

 

정세라 : 일단 저희가 토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엘리 허경란 작가님이 함께 나누고 싶은 생각들을 먼저 구두로 말씀을 드리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허경란 : 플렌테리언즈는 영국식 정원 뉴욕 센트럴파크, 네덜란드 마스트리트의 정원과 공동묘지를 탐색하며 다음 과 같은 질문을 합니다. 정원이란 무엇이며, 우리는 왜 그토록 정원을 열심히 가꾸는 것일까요? 식물은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인식하고 있을까요? 식물은 모든 생명체를 하나로 묶는 먹이사슬 안에서 무엇을 보고 듣고 느끼고 있을까요?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정원은 자연에 대한 인간의 향유와 소유, 그리고 지위를 과시하고자 하는 욕망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제 카메라는 네덜란드 마스트리트의 한 공동묘지에서 죽음과 슬픔 앞에 한없이 약해진 사람들을 마주합니다. 그들은 사랑하는 이의 무덤에 만든 작은 정원에 의지하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티고 있습니다. 그리고 노란 꽃을 피우는 한 식물은 이제 아무도 찾지 않는 무덤을 마치 위로하듯이 덮 어줍니다.

더 가든 온 유어 밸리, 당신의 배에 어떤 꽃이 피어나길 바라시나요?
더 래그워트는 17세기 영국에 소개된 한 시칠리아 식물종이 현재 영국에서 가장 침략적인 잡초로 취급되는 과정 과 그들이 인간 사회에 얽혀 있는 관계 추적하며 의문을 제기합니다. 잡초의 일반적인 정의는 부적절한 곳에 있는 식물, 또는 그것이 원하지 않는 곳에서 자라는 식물입니다. 그렇다면 인간의 관점에서 식물이 자라기에 올바른 또 는 적절한 장소는 어디인가요? 그 경계선을 긋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풀이 어떠한 오명이나 비난도 뒤집어쓰지 않 는 곳, 우리 인간은 그곳에서 환영받을 수 있을까요? 북위 78도, 영하 27도 이하로 기온이 떨어지는 세계 최북단 정착지 그곳에는 어떤 종류의 정원이 펼쳐질까요? 바다와 땅, 그리고 하늘이 폭설로 뒤덮여 몇 달 동안 해가 뜨지 않은 긴 겨울, 식물과 사람, 그리고 다른 생명체는 이러한 극한 환경에서 어떠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을까요? 북극 정원의 마지막 장면은 대자연 하늘, 눈 덮인 산, 바다 그리고 땅을 마주합니다. 이 대자연이 바람에 의해 그들의 경계가 사라져 보이는 순간, 어쩌면 이것이 우리가 꿈꿀 수 있는 유토피아 정원이 아닌가라는 사고의 순간을 포착 합니다. 울타리가 없는 정원, 식물을 위한 정원, 더 나아가 모든 생명체를 위한 정원, 우리가 자연을 분류하며 그 어놓은 선, 그 경계가 사라져 어쩌면 더 풍요로울 수 있는 그곳을 향하는 것. 이것은 헛된 꿈일 까요 아니면 가치 있는 추구일까요?

 

정세라 : 플랜테리언즈라고 하는 타이틀 안에서 정원을 갖는다는 의미의 각각의 에피소드, 굉장히 대상과의 밀접한 관계성, 그리고 식물이 스스로 존재할 수 있는, 비인간 존재로서 어떻게 존재하고 있는지를 관찰자 입장에서 카메 라에 담으신 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식물 주의자라고 하는 작품들을 어떻게 구상하셨고 촬영할 때의 에피소드가 있으면 좀 여쭤보고 싶습니다.

 

허경란 : 제가 처음에 드렸던 질문 정말 우리는 왜 정원을 갖고 있는 걸까라는 굉장히 근본적인 의문을 스스로에 게 제기하면서 현장 조사를 하면서 풀어나갔던 그런 프로젝트였어요. 제가 영국에 소속한 커뮤니티에서 노부부의 집을 돌봐주는 봉사를 따라 나갔어요. 근데 리더가 저에게 그 부부의 정원에서 노란 꽃을 뽑으라고 하더라고요. 잔디가 아닌 식물들을 저에게 뽑으라고 하는데 저는 그냥 그날 그만뒀어요. 그 자원봉사를요. 제가 참 인내심이 없는 걸 수도 있지만은요. 제가 본 정원은 완전 혼란이었어요. 그리고 어떻게 보면 폭력도 발견했고요. 또 근데 그 안에서 굉장히 사랑스러운 분들이 식물에 물을 줘요. ‘아 이건 뭐지’라는 작가적인 호기심으로 기획안으로 내서 저 를 뽑아주신 레지던스에 가서 현장 조사하면서 이어갔던 과정이라 기간이 좀 많이 필요했고요. 제가 가졌던 이 질 문들에 대해서 보시면 아시다시피 답은 없어요. 결국은 우리가 같이 한번 생각을 해보자는 예술적 담론의 장을 한 번 열어보는 부분을 제가 모색을 해보았습니다.

 

정세라 : 굉장히 생태주의적 관점 그리고 저희가 소위 애니미즘이라고 하는 이제 그런 인간 중심주의적이지 않은 시선 안에서 바라보는 대상, 객체, 자연, 환경 혹은 인간과의 유기적인 관계 이런 것들을 주로 관심 있어 하시잖아 요. 그래서 항상 식물이 등장하고 인간의 개입이 최소화되어 있는 카메라 워크 그리고 보이스 오버 같은 언어들이 굉장히 배제된 상황에서 카메라가 보여준 채널들과 관객이 같은 관점에서 같이 유연하게 하시는데 작가의 카메라 워크를 볼 때 태도 이런 것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엘리 작가님만의 그런 관점들이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허경란 : 응시하는 눈이라고 저의 작업을 이제 많이들 표현도 해주세요. 물론 저는 카메라와 함께 현장 조사를 하 다 보니까 어쩌면 제가 카메라였어요. 제가 카메라가 되어서 제가 관심 있는 대상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게 돼 요. 예를 들면 그 무덤에서 노란 꽃이 피어나는 그 꽃을 아마 4시간 넘게 바라봤어요. 근데 결국 제가 1~2시간 넘었을 때 깨달은 거는요. 제가 바라보고 있는 것뿐만 아니라 그걸 넘어서 그 꽃이 저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어떻게 보면 제 이야기보다는 우리가 함께 볼 수 있고 우리가 보여진다 라는 거 또 그들이 우리가 만들어 건물들과 기차와 그런 것들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라는 호기심으로 함께 경험하기 위한 편 집이었다고도 말씀드릴 수 있어요.

 

정세라 : 저희가 3개의 작품을 보여드렸는데 북극정원 같은 경우는 최극단 정말 너무너무 극지방이잖아요. 거기 촬영 가셨을 때 어떠한 목적으로 가셨는지 그리고 거기에서 등장하는 인물들, 굉장히 연구자 같은 대상들이 나오 는데 그분들은 어떤 일들을 하시기에 그런 북극정원에 등장하시는지 좀 궁금했어요.

 

허경란 : 우리는 이렇게 거의 4계절을 푸른 풀들을 보는데 사계절을 풀 볼 수 없는 곳에서는 과연 사람들이 어떻 게 버티고 있을까 또한 그 안에서 사람과 식물과 그 외에 다른 생명체들이 어떤 관계를 형성하고 있을까 어쩌면 그곳에서 또 다른 무언가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호기심으로 가장 최북단 정착지를 갔어요. 북극에서 가장 가까운 정착지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한 것은 여러분의 추측에 맡겨드리고 싶어요. 어 떤 사람들이 그 추운 곳에 굳이 거기서 살까요? 왜 그렇게 힘들게 하루 종일 왜 그렇게 눈을 파면서 살아야 될까 요? 여러분 한번 계속 이렇게 궁금해하시면 뭔가 더 긴밀한 우리 간의 관계가 맺어지지 않을까요?

 

정세라 : 세 작품 다 인간과 비인간의 공존의 상태, 사실 요즘에 동시대 현대미술 안에서 비인간 존재라고 하는 것들이 굉장히 철학적으로도 많이 이슈레이징이 돼가지고 사실은 아주 명확한 정의를 내리기보다는 인간 중심적으 로만 살았지만 이제는 우리가 기후 환경이라든가 또 동물들에 대한 권리같은 것들, 더 미세하게는 식물에게조차 인간과 같이 생존해야지만 되는 구조들을 많이 생각하게 되잖아요. 그런 것 안에서 이제 교차하는 공존성이라고 하는 책임이 인간에게 굉장히 많이 주어지는 현상이 있는 것 같아요. 생명의 순환 같은 것들이 가장 크게 중심 주 제를 잡고 있는 것 같은데 그러한 생태주의적 관점 안에서 허경란 작가님이 실생활에서 뭔가 생각하고 계시는 혹 은 실천하고 있는 부분들이 좀 있을 것 같아요.

 

허경란 : 저는 이렇게 현장 조사하고 프로젝트를 하나하나씩 하면서 이어나가면서요. 분류학에 대해서 다시 생각을 하게 돼요. 우리 인간들이 만든 분류학은 자연에 어떻게 보면 선을 긋고 있어요. 그리고 우리의 관점에서 다른 생 명체라고 생각되는 그것들에게 지위를 주고 그 안에서 계속 조정하고 그에 따르게 각각을 다르게 대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잡초라는 그 언어도 인간의 언어 안에서는 존재하지만 어쩌면 우리 인간의 언어가 아닌 곳에서는 사실 은 존재하지 않는 거예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계속 분류학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고요. 우리가 더 깊이 있게 관찰했을 때는 오히려 우리가 하나하나 다 연계되어 있지 나눠지지는 않는다라는 것을 계속 생각하면서 다음 작업도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정세라 : 관객 분들에게도 질문을 받고 거기에 대해 답을 해주시면 좋을 것 같은데 질문 있으실까요?

 

관객A : 너무 좋은 작품 잘 봤고요. 식물주의자에서 거침없이 풀을 뜯고, 사운드가 엄청 관객들에게 일부러 불편 하게 느껴지게끔 소리를 만드신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좀 했고요. 다른 에피소드에서도 숲해설가 분이 아이들하 고 숲이나 정원을 거느리면서 먹는 모습을 클로즈업으로 집중해서 잡으신 것에 대해서 관객들한테 다시 한 번 생각하기를 일부러 불편하게 잡으신 건지 그 부분이 궁금했습니다.

 

허경란 : 맞아요. 제가 여러분을 불편하게 해드리고 싶었어요. 전문가 입장에서는 그 치수를 넘어가면 안 되는데 저는 그걸 치고 넘어가거든요. 왜냐하면 제가 얻은 고통도 함께 나누고 싶고 또 불편한 게 한번 바라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으로 저는 그게 예술가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아요. 그래서 잘 감당해 주셔서 저는 다행이다라는 생각 이 들었고요.

 

정세라 : 또 관객석에서 질문 받아볼까요?

 

관객B : 텍스트 바탕 색깔이랑 텍스트랑 뭔가 좀 신경을 많이 썼다 라는 느낌이 들었고 그 색깔들이 또 다 다르 더라고요. 색깔이 의미한 바가 있는지 좀 궁금한데요. 디자인 전공하는 게 그 영향을 미쳤는지 좀 궁금하고 작가 님은 정말 식물이 자유를 어떻게 바라보고 계시다고 생각하시는지 좀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허경란 : 감사합니다. 먼저 색감은요. 제가 어떻게 보면 제 주제를 가장 이어 주제를 여러분의 상상 속에서 이어 질 수 있는 색감이 무엇일까, 그 주제와 연관된 책을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 다음으로는 질문해 주신 건 제가 너 무 궁금해서 지금 계속 다음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어요. 과연 식물은 나를 어떻게 보고 있을 것인가를 좀 더 감 각적인 관찰법으로 한번 시도를 해보고 있어요. 그래서 그 부분은 제가 다음 스크리닝에 와주시면 좀 조금은 힌트 가 생기지 않을까 싶어요.

 

관객C : 북극에서 촬영하신 작품 같은 경우에 다큐적인 부분들이 이제 들어가잖아요. 예를 들면 가든에서 풀을 뽑 거나 음식을 먹는 사람들을 볼 때의 이미지를 볼 때의 느낌과 그 인물들을 따라가서 이렇게 팔로잉을 해서 보여주 거나 측면에서 보여줄 때 작가님이 약간 모호한 자세, 그런 게 얼핏 느껴졌거든요. 혹시라도 그분들한테 접근할 때 어떤 어려움이나 망설임이나 이런 게 있었는지 그 얘기 좀 듣고 싶습니다.

 

 

허경란 : 그곳에서 정말 자신들의 연구 아니면 그 생활을 하는 데 굉장히 전투 같이 하고 계신 분들을 제가 만나 고 있을 때, 그분들의 시간과 그 환경에서 제가 함께하는 작업들에 대해서 접근하는 거리가 관계를 형성하는 게 굉장히 짧은 시간 안에 해야된다라는 부분도 있어서 그 한계를 어떻게 넘어서 이분들의 삶을, 이분들이 식물과 함 께 하고 있는 것들을 어떻게 전할 수 있을까 그것을 많이 고민하면서 만들었던 부분인데 어떻게 보면 이 부분을 그냥 이렇게 열어놓고 더 많이 보여주지는 않지만 뭔가 암시하고 있는 것들이 다 있거든요. 각각의 캐릭터마다 그 래서 어떻게 보면 퍼즐처럼 각각 관람자분들께서 맞춰나갈 수 있지 않을까라고 해서 좀 더 열어놓은 캐릭터라고 설명을 해드리고 싶어요. 그런 어려움들을 이렇게 다르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본 것 같아요.

 

정세라 : 이 질문의 관점하고도 제가 예전에 기획을 하면서 글을 썼을 때의 문장하고도 굉장히 이어져서 너무 좋 았는데요. 사실 이제 저는 이 아까도 카메라 워크에 대한 얘기를 했지만 작가님이 아까 굉장히 영화적인 작가라고 얘기하신 거에 굉장히 공감했던 게 제 전시 기획에 계속 초청을 하게 되는 매력 포인트라고 해야 될까요? 개념도 많이 배제하려고 하고 카메라의 관점이나 응시라고 하는 측면에서 작가 스스로를 굉장히 지우려고 하는 행위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어요. 나는 이런 걸 생각합니다 라고 주입하려고 하기보다는 지금 계속 토크에서도 말씀하셨지만 관객에게 성격과 혹은 이미지를 해석하는 방법들을 그냥 오픈하신다 라고 하는 것에 굉장히 많이 공감하고 있습니 다. 관객석에서 아주 너무 좋은 질문이 나와서 저도 한번 많이 듣게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허경란 : 계속 이렇게 떠돌아다니며 작업하는데 이번 큐레이터님 또 와주신 분들 덕분에 큰 힘을 얻고 용기를 얻 습니다. 다음 편은 찬란한 탄식이 될 것입니다. 제 카메라가 죽은 나무를 응시합니다. 다음에도 꼭 봐주세요. 감사 합니다.

 

정세라 : 이렇게 주말에 귀한 시간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고요. 엘리 허경란 작가님의 작품은 제가 운영하고 있는 더스트림 한국 비디오 플랫폼에 링크만 있으시면 바로 작품들도 보실 수 있고 영국의 럭스 무빙이미지라고 하는 기관 소속 작가이시기도 해요. 럭스의 홈페이지와 한국의 더스트림 홈페이지 안에서 엘리 허경란을 검색을 하시면 많은 정보에 접근하실 수 있고 또 다른 기회에 한국에서 혹은 해외에서 같이 함께 하기를 기대합니다. 오늘 와주 셔서 감사하고 엘리 작가님께 또 박수 한번 부탁드리면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사진 : 정윤지(아카이브팀 ALT루키)

녹취 정리 : 김보민(아카이브팀 ALT 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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