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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vol.3 [리뷰] 로이스 파티뇨 특별전 2: 죽음의 해안
NeMAF 조회수:894 추천수:5
2022-08-22 12:59:16

자연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우리는 보통 자연을 시각적 ‘풍경’으로 객체화한다. 미디어를 통해 감상하는 경우 더 그렇다. 해당 장소에서 직접 체험하는 경우 또한, 감상자는 스스로의 감각들이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원인과 결과로서 자연을 간주한다. 로이스 파티뇨 감독의 <죽음의 해안>은 청각에 의한, 청각으로의 자연을 다시금 생각해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죽음의 해안’이라는 제목 아래 혹여 다소 어두운 내용이 아닐까 추측했던 감상 전 소고와 달리, 작품은 매우 격정적이면서도 아름답게, 휘몰아치면서도 담담하게 작가의 영감을 풀어낸다.

  영화는 자연과 사람들의 일상을 ‘관망’한다. 그러나 시각적인 바라봄 만이 그 관망의 충분조건은 아니다. 외려 감상자는 영화 속 사람들의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없다. 그저 원시안적 앵글이 제공하는 세계를 수용한다. 그러나 사람들의 대화와 이들이 만들어내는 소리는 이상하게도 크게 들린다. 마치 옆에서 이야기하는 듯하다. 먼 시각과 가까운 청각. 이 생소함의 액자 속에 담겨내는 풍경은 감상자로 하여금 색다른 관점에서 자연을 바라볼 수 있게 한다. GT(게스트 토크)에 따르면, 작가는 이는 우리가 풍경 안으로 들어가고, 또 풍경이 우리 안으로 들어오는 느낌을 유발하려는 의도였다고 부연한다. 이중적인 거리감을 형성하여 자연의 광대함과 동시에 인간과의 친밀함을 담아내는 것이다.

  '죽음의 해안’은 작품의 촬영지인 갈라시아 지방의 별명이다. 작가는 이 지역에서 발생하는 많은 층위와 관점의 ‘죽음’을 다룬다. 신화적인 죽음, 스페인 역사 속 여러 사고에 기인한 죽음 등 다층적인 죽음의 표현은, 자연의 무한함과 인간의 유한함을 병치함으로써 우리와 자연의 관계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죽음의 해안>은 자연에게 인간생애의 배경 정도의 역할만 부과하는 것이 아니다. 여기서 나무와 바람, 바다와 파도는 인간과 동등한 행위자다. 그저 인간이 있을 때도 없을 때도 스스로의 자리를 지켜온, 항상성을 가진 행위자일 뿐인 것이다. 나의 유한함과 너의 무한함, 나의 죽음과 너의 영속이라는 프레임은 감상자로 하여금 여러 생각을 들게 한다.

 

 


글 홍보팀 박예진 ALT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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