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에 나갈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갈 여력이 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나갈 여력이 되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나가야만 살 수 있는 사람들이 있고, 여력이 되는데도 나가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마지막의 경우는 비난의 화살을 맞기에 가장 좋은 위치에 있다. 광장은 그 위를 밟고, 촛불을 들고 ‘하나 되었던’ 이들을 기억한다. 그러나 묻고 싶은 것은 단일한 집단이 되는 동안에 나는 나를 잃지 않았냐는 것.
주인공은 A, B, C와 자신이 맺어온 관계를 중심으로 보인을 포함해 각각 다른 위치에 있는 개인들을 드러낸다. 똘똘 뭉쳐 투쟁했던 순간은 촛불처럼 뜨겁고 아름다웠던 기억으로 남기 쉽지만 그 순간에도 지워지는 존재가 있고 멀어지는 관계가 있다. 자기고백적 나레이션은 광장의 안도, 밖도 아닌 곳에 서서 지워지지 않고 멀어지지 않기 위해 촛불 시위의 순간을 회고한다. 나레이션들은 어느 집단에도 완전하게 속하지 못한 위치성에 대한 고백이다.
광장은 모두의 것이 될 수 없으며 모순을 포함한다. 개인의 생존 혹은 더 나은 삶을 위해 뭉친 광장에서 정작 개별성이 인정받는 일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때의 차이란 것은 뭉칠 수 없음을 뜻하기도 한다. 등잔 밑은 어둡다. 빛은 때로 눈 멀게 하고 많은 것들을 놓치게 만든다. 촛불 대신 비눗방울 가득한 풍경을 상상하는 주인공은 온전히 하나 될 수 없음을 인정하는 순간을 꿈꾸고 있는 것이 아닐까. 우리 하는 생각이 조금씩 다르고, 내 손에 촛불 있고 네 손엔 촛불 없더라도 옷 따뜻하게 입으란 말 정도는 하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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