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같던 새의 죽음을 경험한 아이가 꿈에서 불을 태우는 할아버지와 만나서 이야기한다. 불은 사라지게 하는 게 아니라 모양을 바꾸게 한다는 할아버지와 모양을 바꾸면 그냥 다른게 된다는 아이, 새는 깃털 하나로 변하고 꿈에서 깬 아이의 손에 깃털 하나가 쥐어져 있다. 실제로 근처 산에 불이 나고 아이는 그걸 지켜보는데, 아이가 손에 쥔 깃털이 사라졌다.
이 흑백 애니메이션은 우리가 경험한 죽음에 관해 생각해보게 한다. 사랑하는 새의 죽음을 경험하고 아이는 실의에 빠졌는데, 불을 지피는 할아버지는 “사라지는 게 아니고 모양을 바꿀 뿐”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진짜 깃털 하나가 손에 쥐어진다. 그러나 <불꽃>은 동화로 영화를 끝내지 않는다. 실제로 산에서 불이 나고 손에 쥐었던 깃털은 사라진다. 죽음은 경험의 유무와 상관없이 낯설고 두렵다. 죽음이 사라지는 것이든 모양을 바꾸는 것이든 말이다. 그래서 다시금 실의에 빠질 아이를 보여주며 끝나는 <불꽃>은 솔직하다. 그리고 이 솔직함은 귀하다. 따뜻한 위로나 해답보다는 비슷한 감정과 처지에 놓인 사람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무척 필요하고 힘이 될 때가 있으니까 말이다. 죽음에 대한 해답이 있을까? 솔직하게 슬퍼하는 것이 최선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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