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으로서의 에디팅
존 포드의 모감보(Mogambo, 1953)는 그의 필모그라피에서도 매우 독특한 위치를 점유한다. 존 포드는 미국 개척시대를 배경으로 한 서부극의 대가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모감보는 아프리카 밀림을 배경으로, 야생동물을 사냥하는 남성 빅터를 주인공으로 삼는다. 이곳에 찾아온 루이스의 아내 린다는 빅터와 금지된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끝내 루이스와 린다는 아프리카를 떠나고, 빅터는 다른 여인과 정글에 남게 된다.
우주인은 모감보의 내러티브 속에서, 여주인공 린다의 욕망에 집중한다. 린다는 인류학자인 남편과 함께 밀림에 찾아 왔지만, 사냥꾼 빅터의 야성에 점차 이끌려 혼란을 겪는다. 영화의 내러티브는 주로 빅터와 루이스의 내외적 갈등을 주로 조명한다. 그러나 우주인은 그 영화 속에서 ‘매력적인 백인 여성’으로 단순하고 평면적으로 재현되는 린다의 시선에 주목한다. 원작과는 전혀 다른 순서와 방식으로 푸티지를 나열함으로써 린다가 욕망했던 것과, 린다를 욕망하는 시선들을 교차시킨다. 특히, 루이스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린다를 도착적으로 추적한다. 마지막 푸티지는 어딘지 알 수 없는 곳에서 린다가 하늘의 독수리를 바라보는 것인데, 이는 진정한 자유를 갈망하는 린다를 대변하는 듯하다.
한 편의 영화만을 편집하여 재구성하는 오디오 비주얼 필름 크리틱적인 시도는 대부분 여러 가지 난점에 부딪힌다. 이러한 접근은 ‘선택’과 ‘집중’, 즉 오로지 편집만을 창작 행위로 수행하기 때문이다. 편집의 창작성에 대한 논의는 예외로 둔다고 하여도, 원작의 아우라를 쉬이 빠져 나오기 어렵다는 문제도 왕왕 발생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이러한 크리티컬한 시도가 요구된다. 원전을 뒤집지 않고서는 허물 수 없는 벽들이 분명히 존재하는 탓이다. 존 포드는 서구 영화사에서 가장 중요한 거장인 동시에, 가장 거대한 마초이다. 그의 영화를 잘라내어 에디팅하고 새로운 시선을 구원해내는 것은 지난 시대에 대한 통렬한 반성을 요구하는 행위로 기능할 것이다.
글. 유미주. 시각문화 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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