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먼저 작가님과 작품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섬이없는지도>라는 실험 다큐멘터리를 만든 김성은입니다. <섬이없는지도>는 2018년에 예멘에서 온 야스민이라는 친구와 나눴던 우정에 대한 영화기도 하고요, 친구가 남겨두고 간 영화 편지를 제주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기록한 영화입니다.
- <섬이없는지도>는 몸의 언어를 통해서 더 쉽게 소통하게 된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제주의 개발과 관련하여 제주도민, 외지인 등 여러 사람들의 의견이 불일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사람들 사이의 소통도 보다 원활히 이루어질 수는 없을까요?
답을 드리기 어려운 질문입니다. 이 영화는 이분법에 대해서 코멘터리를 하는 영화입니다. 외지인과 제주도민 사이의, 활동가와 주민 사이의 이분법에 대한 저항을 하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제주 개발과 관련하여 사람들 사이의 간격을 메꾸는 것은 저의 숙제는 아닐 것 같아요.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이분법으로 인해서 생겨나는 갈등들이 있다는 것을 영화를 통해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 작품에 ‘섬이없는지도‘라는 제목을 붙이신 배경이 궁금합니다.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 몇 개의 키워드를 가지고 리서치를 했습니다. ‘섬’, ‘몸이 만들어내는 관계의 지도’, ‘부재’, ‘사라짐’ 등이 있었어요. 그 키워드들을 조합해서 어떻게 제목을 만들까 고민하던 중에, ‘map’, ‘without’, ‘island’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인터넷에 검색을 해 봤습니다. 인터넷에 대륙만 남아있는 지도가 나와 있었어요. 그걸 보고서, 섬이라는 것을 그래픽적으로 삭제해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섬을 삭제하려고 하는 그러한 생각들을 어떻게 하면 전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중의적으로, 섬의 입장에서 바라본 지도는 내륙만 남아있는 지도일 것이라는 생각도 했고요.
- ‘섬의 입장에서 바라본 지도’라는 말에서 자연스럽게 올해 서울국제대안영상예술페스티벌(이하 ‘네마프’)의 주제, ‘자연이 미디어다: 작용’이 떠오르는데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주를 당하게 되는 것, 혹은 당하게 되었다는 느낌을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숲에서 강제 이주되는 자연물에게도 공감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올해 네마프의 주제가)지금 주목해야 하는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촬영을 하면서 이 주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기도 했고요. 친구 야스민이 우리의 우정이 영화라는 일종의 질문을 던져줬고 거기에서 시작된 작업이 비자림로숲과 제2공항으로 인해 사라질 공간들까지도 가닿게 된 것이잖아요. 예멘 난민의 이야기에서 시작되어 비인간존재로까지 연결되었던 것 같아요.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존재들이 어떻게 재현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시작된 영화였습니다.
덧붙이자면, 관념적인 내용이라기보다는 실제로 현장에서 보였던 지점들에 관한 영화입니다. 제주 제2공항 건설이 보류된 이유도 공항 부지의 철새들 때문이었거든요. 버드 스트라이크가 우려되었던 거죠. 또 동굴이 많아서 활주로를 짓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고요. 아무리 인간이 프로테스트를 해도 결국엔 새와 동굴이 공항 건설을 막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존재들과 관련된 경험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연물의 시각’이라는 주제가 담기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제주라는 환경 자체가 저에게 준 영향도 컸습니다. 자연물이 저와 더 가까이 있는 환경이었어요. 날씨의 영향도 큰 지역이었고요. 자연을 무서워하는 법도 배우게 되었고, 자연과 소통할 기회도 더 많았습니다. 제주에 있기 때문에 자연에 감흥을 하는 순간들이 더 많다고 느낍니다.
- 다음 작품에 대한 계획이나 생각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저는 ‘편지영화’라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편지를 전달하면서 이러한 영화를 만들어보게 되었어요. 현재 영화 속 편지에 대한 세미나를 수강하고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개인적인 아카이빙을 하고 싶기도 해요. 20대 때부터 꾸준하게 촬영을 해왔고 옛날 영상물들을 디지털화해서 콜라주 형식의 에세이를 만들어 볼까 합니다.
- 마지막 질문입니다. <섬이없는지도>를 보시는 관객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영화를 보시면서 본인에게 느껴지는 감각들에 초점을 맞추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이 영화가 열려 있는 영화라고 생각해요. 영화가 가지고 있는 감각적인 부분들이 본인에게는 어떤 감각이 되는지를 느껴보셨으면 합니다.
글 김새흰, 유가은 홍보팀 ALT루키
인터뷰어 김새흰, 유가은 홍보팀 ALT루키
사진 신비아 현장기록팀 ALT루키
촬영/편집 신비아 현장기록팀 ALT루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