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갈로마니아는 과대망상증을 뜻한다. 음울한 무채색의 그림체로 병원에 입원한 누군가가 나온다. 그의 다이어리를 보여주더니 구체적인 사람이 나오고 차가 가라앉고 ‘sweet honey bee land’ 로고가 그려진 티브이 화면이 나오고 그 세계가 보인다. 그 세계는 꿀벌의 색이 주를 이루는 매우 낯설고 신비하면서 정교한 세계처럼 보인다. 그곳을 한 사람이 낯설어하며 걷는다. 그곳은 종이가 흩날리고 실내에 큰 풀이 흔들리고 있고 다양한 기계 장치가 작동하고 있다. 정돈되어 있지 않은 듯하나 정교하게 작동하고 나름의 질서를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곳에는 그곳의 지배자인 듯한 아이가 한 명 있는데, 그가 꿀벌에게 마법을 부리자 풀이 자라고 커다란 꿀벌 로봇(처럼 보이는)이 생성된다. 로봇이 이방인을 가리키자 이방인은 한없이 추락하고 피가 배설되는 것처럼 보이는 공간에서 아이와 만난다. 아이는 괴로워하고 그는 아이를 쓰다듬어 주고자 하는 듯 보인다. 그러다 꿀벌과 아이와 이방인의 손이 모이고 기계 장치는 작동을 멈춘다.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와 이방인이 아이를 침대에 눕히고 처음 나온 병실의 침대가 비어있음을 보여준다.
대사나 설명이 없어 무엇을 지칭하거나 의미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제목까지 고려해 보았을 때, 이런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과대망상증으로 입원한 환자가 병원에서 빠진 상상의 세계는 그간의 상상으로 다져진 견고한 세계였다. 그곳엔 잡동사니들이 많았다. 스쳐 간 기억의 집하장처럼 말이다. 그곳에 사는 사람이라곤 아이 한 명으로 보였고 이방인이 그를 만났을 때 그는 괴로워하였다. 그곳은 빨간색 물방울이 아래로 떨어지는 공간이었다. 그곳에서 이방인과 아이와 로봇은 손을 모았고 이는 과거의 기억, 고통과 현재의 내가 화해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바로 뒤에서 아이가 편하게 침대에 눕혀지니까 말이다.
과대망상증 환자라 추측되는 인물이 빠졌던 상상은 망상이라 불려도 될까? 망상이라 불렸을 상상들은 꼭 무너져가는 마을에 벽화를 그리는 작업 같았다. 벽화를 그리는 작업은 병들고 오래되어 무너지는 마을을 그래도 살만한 마을로 그리고 색칠하는 과정으로 생각할 수 있으니까. 그렇게 만들어진 그 인물의 가득 차고 견고한 세계는 그 자체만으로 어딘가 슬프게 느껴진다. 상상 속의 견고한 세계는 무엇의 반증일까. 공허하고 무채색으로 칠해진 병실과 화려하고 정교하게 작동하는 만화 같은 세계, 그 세계가 자라날 수 있던 양분은 무엇이었을까? 어떤 현실에서 그 세계를 만들었을까? 가슴이 저릿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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