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맨 난민인 야스민이 남기고 간 영상편지가 친구들에게 전해지고 카메라는 제주에 남은 친구들의 모습을 따라간다. 그곳에는 사라진, 사라지는, 사라져 갈 제주의 여러 모습과 그것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용궁올레길과 난민을 돕는 희망학교, 프로방스 마을이 들어선 대흘리, 흔들리며 뿌리내릴 곳을 찾는 제2공항을 반대하는 디자이너 그린, 이승만 정권의 미신타파 운동/수산 1동 주민들의 강제 이주/비자림로 삼나무 강제 벌목 이야기로 문명과 미개함에 관해 질문하는 삼춘, 강정마을의 구럼비와 해군기지, 해군기지를 막지 못하고 제2공항만은 꼭 지키고자 하는 마음으로 매주 시청 앞에서 강정소식을 전하는 순정, 제2공항 때문에 망가진 비자림로에 오두막집을 짓고 문화제를 여는 사람들과 이에 반대하는 송당 주민들, 감옥에 간 이주노동자 율리에게 지지하는 편지를 쓰는 에밀리, 홍콩의 민주화 운동, 560 난민 중 단 2명만이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사실. 카메라는 사람만 따라갔을 뿐인데, 영화는 제주가 앓는 병들과 정부의 폭력성을 드러내고 아름다운 풍경과 연대. 온전한 사랑을 보여준다.
카메라는 사람을 따라다니기도 하지만, 제주의 자연환경과 파괴된 환경, 녹슨 건물과 투쟁이 일어나는 장소, 도로, 큰 건물들을 가만히 보여주기도 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파괴된 환경과 투쟁의 장소에는 거의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제주는 분명 아프지만, 그곳에는 사람이 있고 노래가 있고 사랑이 있다. 혹여나 그들의 투쟁이 좋지 못한 결과를 마주하더라도 야스민의 카메라처럼 무척 흔들리다 갑자기 사라져버리더라도 그때 우리가 나눈 사랑과 진심과 따스함은 그 자체로 영화가 될 것이라 믿는다. 야스민의 2018년 여름 제주도 그렇게 기억되었으면 좋겠고 그렇게 기억되고 있는 것 같다. 우리의 일상은 수많은 사람의 노력과 투쟁으로 이루어진 것임을 기억하면서 열렬한 지지를 보낸다. 평안한 일상에 너무 많은 것, 곳에 눈을 감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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