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 22>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군대가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가 위치한 프리피야티를 점령하고자 군사작전을 감행하며 벌어진 상황을, 발전소에서 일하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증언 및 현지 정보원이 침공을 촬영한 영상 등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작품이다.
1986년의 아픔,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를 기억하는 이들은 러시아 군대의 침공에도 불구하고 피난을 떠나지 않는다. 그와 같은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는 사명감은 러시아 침공으로 인해 발전소 가동을 위한 연료가 부족해졌을 때, 러시아 군대에 상황을 설명하여 연료를 공급받아 발전소를 계속 가동할 수 있도록 하는 굳은 의지로 드러난다.
작품은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를 촬영한 컷으로 시작하는데, 원자력 발전소 총책임자의 발언과 함께한다. “당신이 이 발전소를 점령했다 생각하는 건 착각이다. 이곳은 그냥 핵 발전소가 아니라 재난 이후의 핵 발전소다.”“체르노빌에서는 우크라이나의 법을 따라야 한다.”한때 옛 소련의 영역이었던 우크라이나를 되찾아야 한다는 러시아 정부의 시대착오적 판단력과 체르노빌 사고를 기억하지 못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비반성적 지각 능력은 작품의 처음부터 철저히 비난받는다.
러시아 군대는 체르노빌에서 원자력 발전소 인근의 통제 구역인‘붉은 숲'에 참호를 구성하다 떠났다. 붉은 숲은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 이후 먼지(방사성 낙진)가 내려앉으며 숲 전체가 붉게 물들어버려 붙여진 이름이다. 방사능 탐지기를 갖다 대기만 해도 반응하는 장소에서 러시아 군인들이 땅을 파내며 “자신들은 안전하다”고 말했다는 관리자의 증언에서 러시아 침공의 무모함, 방사선 피폭에 필연적으로 노출될 수밖에 없는 장소에 배치되어 임무를 수행하는 러시아 군인들의 무지 그리고 반복되는 것들의 당위성에 대한 질문들이 떠오른다.
글. 난둘. 네마프X해파리 에디터.
열기 닫기